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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김무성의 신 국공합작


14일 중국 베이징 완서우(万壽)호텔. 공산당이 운영하는 이 호텔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반(反)부패'를 주제로 한중 정책대화를 4시간 넘게 했다. 상대는 공산당의 왕자뤼 대외연락부장 등 반부패 관련 간부들이었다.

김 대표는 "부패는 국가의 적이다. 부패척결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며 "중국 공산당의 반부패 노력과 새누리당의 혁신운동은 같다"고 기염을 토했다. 김문수 당 보수혁신위원장은 김 대표와 같이 탐관오리들을 추상과 같이 징벌했던 송나라의 판관 포청천을 언급하며 '청렴영생 부패즉사(淸廉永生 腐敗卽死·청렴하면 영원히 사나 부패하면 바로 죽는다)'라며 반부패 연대기구 신설을 제안했다.

이에 중국 측은 신춘잉 전국인민대표대회 법제위 부주임이 '법에 의한 치국(法治)' 등 반부패 입법의 질 제고방침을 밝혔다. 왕 부장은 "한국의 현대화 과정은 모범이 되고 있고 우리도 배울 만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 측은 이날 한중 간에 논의된 내용을 공산당 중앙위와 양회(兩會·국회인 전인대와 최고의 정책자문기구인 정협)에 보고하기로 했다. 양측은 내년 서울에서 제2차 정책대화를 갖는 등 정책교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해방 이후 줄곧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쳤던 새누리당이 중국에서 신국가당(新國家黨)으로 불리는 만큼 중국 공산당과의 신(新)국공합작(國共合作)에 들어간 셈이다. 앞서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은 두 차례(1924~1927년 군벌타도, 1937~1945년 항일투쟁)에 걸쳐 국공합작을 했다. 당시에는 부패가 심각했던 국민당이 타이완으로 쫓겨났으나 오늘날에는 공산당의 부패가 심각한 상황이다.

김 대표 등은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반부패와 한반도 문제 등 제반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중국에서 지난 2012년부터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된 관료와 경영진이 21만명을 넘을 정도로 부패척결을 강조하는 시 주석과 보수혁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김 대표의 관심사가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김 대표와 시 주석과의 회동을 지켜보면서 보수이념을 정체성으로 가진 새누리당의 변신과정이 남북관계 개선으로까지 확대될 수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책임감 있는 집권당으로서 북한의 조선노동당까지 국공합작은 아니더라도 정책교류를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흔히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고 하는데 반부패 추진과 기득권 내려놓기, 체제 경쟁에서 자신감이 있다면 말이다.

/베이징=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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