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경남 창원 국가산업단지 내에 짓기로 한 R&D센터 조성사업을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자 경남도와 창원시가 중재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단기급등한 땅값 때문에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R&D센터 건립사업이 자칫 좌초 위기에 몰리자 관련 지자체들이 부랴부랴 수습에 나서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열릴지 관심이다.
14일 경남도와 창원시 등에 따르면 안상수 창원시장은 이날 이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본부장을 만나 산단공측이 LG전자에 창원 국가산단내 부지 매각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한승철 경남도 경제통상본부장은 이날 LG전자 관계자들을 만나 그동안의 과정을 전해들은 한편 15일에는 한국산단공 본사를 찾아 LG전자 R&D센터 건립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경남도와 창원시는 조만간 한국산단공과 LG전자 등 당사자들과 함께 '4자 회담'을 통해 이번 R&D센터 건립의 걸림돌 문제를 해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남도와 창원시가 산단공과 LG전자의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은 자칫 100억원의 땅값 때문에 2,000억원대 투자 유치 사업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LG전자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창원시는 지난해 8월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동남전시장 터에 'LG전자 R&D(연구개발) 센터' 투자유치 협약을 했다. 협약에서 LG전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소유인 공단전시장 터를 사들여 2,000억원을 들여 연구개발센터, 연구원 숙소, 주차장 등 R&D 인재 1,000여명이 일하는 연구복합단지를 짓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LG전자는 "산업단지공단이 처음 협약과 달리 땅값을 100억원이나 추가로 요구하고 사업 이행보증각서를 요구하는 등 땅을 팔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돌연 사업 포기의사를 밝혔다.
산단공이 1년마다 감정평가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매각 금액을 협약을 체결할 때 보다 약 100억원이 높은 399억원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LG전자 측은 지난달 26일 산단공에 "더이상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창원시를 방문, 안상수 시장에게 사업 철회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 측은 "과거 매각에서 5차례나 유찰된 부지가격이 301억원이었는데 갑자기 1년도 안 돼 400억원을 요구하는데 어느 누가 사겠느냐"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되자 경남도와 창원시가 LG전자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홍준표 경남지사도 지난 11일 '경남 미래 50년 사업' 현장 순방차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권본부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 백억원을 들여서라도 대기업 R&D센터를 유치해야 할 판에 100억원 때문에 R&D센터를 다른 곳으로 내보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해당 부서에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했다. 안상수 창원시장도 같은날 마산자유무역지역 표준공장 재건축 기공식에 참석한 권평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에게 당초 가격대로 매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장관에게 건의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지자체들이 전방위적인 중재활동에 나선 상황이다.
창원공단 내에 있는 동남전시장은 1982년 건립돼 공단의 제품 홍보·교육장 등으로 활용돼오다 2005년 창원컨벤션센터(CECO)가 문을 열면서 그 기능을 잃은 상황이다. 따라서 LG전자가 사업 철회를 확정하면 창원 국가산업단지 전체의 구조고도화 사업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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