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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당 노동특위 간절한 질문에 '뻔한 답'


사상 유례없는 취업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청년들이 12일 학교 도서관이 아닌 국회 의원회관에 들어섰다. 정부 관계자, 국회의원과 청년 취업난의 현실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확고한 목소리로 "뭐가 부족해서 (면접에서) 떨어졌는지 알지 못해 고액 컨설팅과 성형외과 등을 찾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100명 뽑으면 (당신이) 101등이기 때문에 떨어진 것. 이유는 명쾌하다(이완영 새누리당 의원)"는 말이었다.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는 청년 취업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청년구직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간담회는 취업난을 놓고 기성세대와 청년 간에 건너기 힘든 인식차가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간담회는 내내 도돌이표였다. 일부 특위의 자문위원들은 취업준비생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는 기성세대의 '뻔한' 제안을 반복했고 청년들은 반박했다.

취업준비생들은 "구직자 입장에서 눈높이를 낮춰서 가야 한다고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계약직의 근로조건을 고려했을 때 선택은 정해져 있다"며 "(대학 등록금에 생활비 등) 1억원이 들어가는데 그것을 외면하고 (눈높이를 낮춰) 취업할 것인가. 연봉이 전부는 아니지만 한 곳(대기업)으로 쏠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의 말은 메아리에 그쳤다. 유재섭 특위 자문위원은 "대기업이 안 되면 중소기업, 국내 취업이 안 되면 KOICA나 산학인력공단을 통한 해외취업의 길도 있다"고 제안할 뿐이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청년 시민단체 '청년이여는미래'의 신보라 대표는 간담회 직후 기자에게 "기성세대 분들이라 청년층의 애로사항에 대해 잘 모르고 오신 것 같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새누리당은 노동개혁의 선봉에 서면서 '노동개혁으로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전국에 내걸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청년의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같은 문구는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청년의 눈높이를 말하기 전에 세상의 눈높이를 말하고 싶다"는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현실을 새누리당이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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