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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쇼를 하라 쇼'

‘쇼를 하라 쇼.’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 문구다. 이 문구에 딱 들어맞는 일이 지상파방송, 그것도 MBC에서 일어났다. 사연은 지난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경제야 놀자’에 출연한 개그우먼 이영자는 개인 소장품을 감정받는 코너에서 슈퍼모델 출신 이소라에게 빌려준 돈 대신 받았다는 반지를 감정해줄 것을 의뢰했다. 안타깝게도 감정 결과는 가짜. 이영자는 결과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모든 내용은 거짓이었다. 이영자는 이소라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9일 사실 반지는 이소라에게서 빼앗아오다시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방송 내용은 거짓이며 내용을 연출한 것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방송에서 거짓말을 하고 연출을 하는 것은 수백, 수천만의 시청자를 농락하는 행위다. 도대체 시청자가 얼마나 우스웠으면 이런 행동을 저지를 수 있을까. 하지만 ‘일요일 일요일 밤에’ 제작진은 15일 저녁 해명성 글을 올려 이영자가 5년 동안의 공백기를 메우기 위한 초조감에 이 같은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또 제작진은 이러한 내용을 사전에 몰랐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했다. 물론 이번 사건의 일차적인 책임은 이영자에게 있다. 그러나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거짓 방송을 내보낸 MBC도 도의적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런데도 MBC는 정식 사과문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MBC는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봄 개편에 따라 신설된 ‘쇼바이벌’과 ‘지피지기’에 이영자를 MC로 쓴다는 계획을 바꾸지 않고 있다. 최문순 사장에게 묻고 싶다. 과연 MBC는 공영성이 있는 방송사인가. 거짓 방송을 하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고 해당 연예인을 계속 출연시킬 만큼 인재가 없는가. 그것이 아니라면 이제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임무를 저버리는 것이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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