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한민국은 유난히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연이은 사고와 악재로 국민들의 마음은 상처로 얼룩졌고 자연스럽게 소비심리는 위축됐다. 모든 경제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해가 바뀌고 달력은 어느덧 4월의 끝자락을 가리키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치유가 절실히 필요하다. 빡빡해진 삶, 얇아진 월급봉투 앞에 문화예술 향유는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 마음속 깊어진 상처에 문화예술만큼 좋은 치료약도 없다.
국민이 주머니를 틀어쥐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바로 문화 관련 지출이다. 문화의 중요성은 알지만 접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면 사람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일터'에서 문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게 만들면 어떨까. 일터에서 공연을 보고 업무가 끝나고 동료 혹은 가족과 함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면 문화예술을 만나는 즐거움에 출근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행복한 일터가 생산성 향상의 중요한 키워드라는 사실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실속 있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이 시행 중이다. 기업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직원들의 여가생활을 제공한다면 직원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높아진 조직에 대한 만족도는 기업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계 역시 멀어진 관객들의 마음을 한층 가까이 둘 수 있는 기회가 됨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성장을 위한 희생을 미덕이라 여기고 살아왔다. 이제는 희생보다 구성원 하나하나의 마음을 살피며 건강한 조직과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대를 맞이했다. 문화예술의 힘으로 조각난 마음을 보듬어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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