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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리인상의 그늘
입력2006-08-15 16:33:04
수정
2006.08.15 16:33:04
김정곤 기자
“연 5%대 정기예금이요? 좋기는 한데 그림의 떡이죠. 최저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인 예금자에게 주는 금리인데, 그만한 여유 자금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오히려 늘어난 대출이자 부담에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한 이후 은행권이 연 5%대 정기예금을 잇따라 내놓자 독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과거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하면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상은 신속히, 예금금리 인상은 미적거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의식한 듯인지 은행권은 콜금리 인상과 동시에 예금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은행권에서 특판예금을 제외하고 연 5%대 정기예금 상품이 나온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언뜻 보기에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꼼수는 있다. 1억원 이상의 거액 예금 예치자에 대해서만 연 5%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서민 경제는 금리 인상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 대다수 서민의 입장에서는 콜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 인상으로 인한 혜택보다는 오히려 불어난 대출이자 부담만 떠안게 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분이 현실화되면서 가계에 주름살이 잡히게 하고 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에 자동으로 연동돼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변동금리 조건으로 집담보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되는 구조다. 가계 부담이 커진 서민층은 저축은커녕 씀씀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콜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금리 인상은 신규 가입자들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하지만 변동금리가 대부분인 대출금리는 3개월 변동 주기마다 자동으로 인상 폭이 반영되면서 기존 대출자들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된다. 지난 10월 이후 여러 차례 콜금리가 인상되면서 CD금리는 그 이상 뛰어올랐다. 따라서 대출금리 상승은 고스란히 서민 경제를 옥죄고 있는 것이다.
예금금리 인상은 거액 예금이 가능한 상류층에게는 또 다른 재테크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소득 수준이 떨어지고 여유 자금이 없는 서민들은 금리 상승의 혜택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은 이번에도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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