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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연준 '관치금융'의 역사

'블랙먼데이'·LTCM사태 등 수습… 한국, 환란때 외채 만기연장수혜


뉴욕연방준비은행은 과거 금융 위기 때마다 신속히 개입했다. 시장 안정을 위해서 라면 은행의 팔을 비트는 관치금융의 전례를 되풀이했다. 이번 신용위기에도 월가 구원투수로 나섰으나, 워낙 부실이 깊고 광범위해 재무부가 나서 국민 세금까지 투입해야 했다. 뉴욕 연준의 개입은 투자자의 실패를 구제해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낳는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른바 '블랙먼데이'가 발생한 1987년10월19일.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단 하루 만에 22.6% 폭락, 월가에 패닉을 몰고 왔다. 제럴드 코리건 뉴욕 연준 총재는 즉각 시중 은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주가폭락으로 손해를 입은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에게 유동성을 공급할 것을 지시했다. 코리건의 '관치'는 FRB가 120억 달러의 재무부채권(TB)을 증권사로부터 매입한 것과 더불어 월가에 '돈의 홍수'를 일으켰다. 월가에 돈이 넘쳐 나자 주가 하락은 멈췄다. 코리건 총재는 그러나 한때 5대 투자은행을 이끌던 '정크본드의 황제' 드렉셀 버남이 90년 내부자 거래 혐의로 유동성 위기에 몰려 구제를 요청한데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듬해 살로먼 브러더스의 채권시장 조작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존 굿프랜드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임을 종용, 관철시켰다. 한국도 뉴욕 연준의 수혜를 입었다. 97년 말 한국은 외환 위기로 단기외채의 만기가 일제히 도래, 국가 부도(모라토리움)사태를 면하기 어려웠던 상황. 당시 미 재무부가 한국 지원 방침을 결정하자 윌리엄 맥도너 뉴욕 연준이 총대를 멨다. 그는 씨티그룹과 JP모건 등 6개 은행장을 뉴욕 연준으로 불러 단기외채 만기를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채권 디폴트에 대비해 비상회수 대책까지 수립했던 미 은행들은 군말없이 이를 따랐다. 이 때 티모시 가이스너 현 뉴욕 연준 총재는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보로 워싱턴-뉴욕 라인의 실무를 총괄했다. 98년9월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파산 위기 때도 뉴욕 연준은 개입했다.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LTCM의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자 맥도너 총재는 10층 대회의실로 16개 시중은행장을 불러 구제금융을 지시했다. 금융기관은 이튿날 LTCM에 36억5,000만 달러의 긴급 자금을 수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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