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월15일 제70회 광복절을 전후해 우선 개성 지역 출신 80세 이상 이산가족 가운데 희망자로 성묘 방문단을 조직해 방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묘 방문단은 판문점을 경유해 북한 땅을 찾아가 조상들의 묘소를 참배한 뒤 가능한 한도 안에서 가족과 친척을 만나고 돌아오는 3박4일의 일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성묘 방문단은 50명의 이산가족과 30명의 수행인원, 20명의 보도진으로 꾸려지며, 소요 비용은 참가자 본인이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8월 1차 시범 방북에 이어 9월에는 2차로 함흥과 그 인근지역, 10월에는 3차로 평양과 그 인근지역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성묘 방문단을 연달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1∼3차 시범 방북이 성공한다면 그 이후에는 북한의 특정 지역을 단위로 조직되는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 방문단이 공정한 방법으로 결정되는 순번에 따라 성묘 방북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방북을 위해 정부 관계당국에 협조를 구하려 한다”며 “그러나 이번 방문단이 조직되면 당국의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는 시점에 독자적으로 판문점을 경유해 방북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북 실현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당국이 이를 허용하느냐에 달렸으며, 북한도 같은 방식으로 북측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의 성묘 방문단을 조직해 방남을 희망할 경우 남한은 이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12만9,668명의 이산가족이 ‘상봉’ 참가를 신청했으나 19차례 ‘대면 상봉’ 수혜자는 1,956명, 7차례 ‘화상 상봉’ 수혜자는 279명에 불과했다”며 “대면과 화상을 합쳐도 연평균 상봉 수혜자는 148.6명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봉 신청자 대부분이 고령자로, 지난 15년 사이에 이들의 48%에 해당하는 6만2,028명이 고령으로 이미 사망했다”며 “이런 사망률로 계산하면 지금 생존해 있는 신청자는 2031년 이후 한 사람도 살아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은 그나마의 상봉도 기피하고 있으며 마지막 상봉 이후 남북관계는 앞으로 상봉이 이어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게 만든다”며 “이산가족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도저히 감내할 수 없다”고 그는 호소했다.
한편 위원회는 성묘 방문단 방북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출범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이동복 상임고문(전 국회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추진단을 발족해 실무 사항을 추진하기로 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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