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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열한살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청라·영종 기상도는

인천 청라지구의 커넬워크 인근에서 상가 건물 건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공급물량 집중 등으로 침체를 겪은 송도·청라·영종 3대 경제자유구역에 각종 개발사업이 잇따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경제DB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지난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 후 송도·청라·영종 지역은 눈에 띄게 변했다. 허허벌판이던 지역이 현재(2013년 말 기준)는 8만5,236가구의 주택에 19만4,325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곳으로 탈바꿈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함께 들썩이고 있다. 입주기업과 외국인직접투자(FDI) 액수 역시 대폭 증가했다. 입주기업은 2004년 294개에서 2012년 1,147개로 늘어났으며 FDI도 100만달러에서 2013년 50억7,700만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베드타운을 넘어 자립형 도시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경제신문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울고 웃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세 지구를 최근 직접 살펴보고 각각의 전망을 분석했다.

● 송도, 강남 못잖은 교육여건 실수요자 문의 잇달아

해모로월드뷰 84㎡ 시세 연말보다 5000만원 올라
드림시티 인근 상권 후끈


"훨씬 더 낮은 비용으로 서울 강남 학군 못지않은 교육환경을 경험할 수 있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문의가 많이 옵니다." (송도국제도시 G공인 대표)

실제로 송도는 곳곳에서 '교육'의 흔적이 묻어났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건물마다 걸린 플래카드에는 '교육특구'를 강조하는 문구가 주를 이뤘고 길가에 빽빽하게 주차된 자동차들 사이로 학원차량 여러 대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근 아파트 시세를 묻기 위해 들어간 공인중개사에서도 교육환경을 1순위로 꼽았다.

송도는 지난 2012년 녹색기후기금(GCF)의 아시아 사무국이 입주하면서 아파트 매매 호가가 4,000만~5,000만원가량 뛰는 등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지만 유치 효과가 미미하다고 알려지면서 집값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GCF 이외에 송도에서 주목 받는 부분이 바로 교육이다. 송도 글로벌 캠퍼스에는 뉴욕주립대와 조지메이슨대·뉴욕FIT·겐트대 등이 공동 입학설명회를 열고 올 가을학기 학생모집에 나선다. 연세대도 2010년 송도에 국제캠퍼스를 만들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송도의 초·중·고·대학교 숫자는 2010년 15개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는 20개로 늘어났다.

이 같은 특징으로 명문 학군을 찾는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인근 P중개업소 대표는 "교육여건이 좋고 교통도 잘 갖춰져 있어 최적의 여건"이라며 "아파트 매매가가 앞으로 낮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 해모로월드뷰의 경우 84㎡(이하 전용면적)의 시세가 지난해 말 4억원선에서 현재 4억3,000만~4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더샵 그린스퀘어 112㎡는 시세가 4억2,000만원으로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권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활성화가 뚜렷한 모습이다. 특히 해양경찰청과 드림시티 인근은 상권을 찾는 주민들과 차량이 뒤엉켜 매우 혼잡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아무 곳에나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이 미미했던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송도의 대표 상권으로 입지를 굳혔다는 게 이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송도동 H공인의 한 관계자는 "드림시티 인근 1층 상가의 경우 권리금이 5,000만~1억원 정도 형성돼 있을 정도"라며 "2005년 풍림아이원 입주 때보다 상가 월 임대료도 250만원가량 오른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송도지구의 면적이 청라지구의 3배에 달하는 만큼 송도지구 전체 상권이 발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NC큐브 커넬워크, 송도더샵센트럴파크몰 등도 이제 겨우 시동이 걸린 상태인데다 아직 입점하지 않은 롯데몰송도 주변부 역시 개발 예정이기 때문이다.

● 청라, 주택 미분양 거의 소진… 상가 부지는 곳곳 빈땅

서울 접근성 기대감으로 거래 늘고 매매가 회복세
"상권 확장 최소 5년 걸릴것"


청라국제도시 경제자유구역은 주택과 상권의 발달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2만4,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 있는 것과 달리 상권은 극히 일부 지역에만 형성돼 있는 상태였다. 청라지구의 중심상권으로 불리는 청라엑슬루타워아파트 인근에서조차 상가 건물 공사가 한창인데다 상가 분양업자들이 도로에 진을 치고 있어 매우 혼잡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청라지구 내에서 주택과 상권의 발달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택의 경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목표치인 3만3,210가구의 74%에 달하는 2만4,604가구가 공급됐으며 지난 2월 말 기준 미분양분도 234가구에 불과한 상태다. 하지만 상권은 특정 단지 주변에 20개가량의 점포가 몰려 있는 것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연희동 C공인의 한 관계자는 "주택은 미분양이 거의 없고 시세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권 발달은 아직 미약한 게 사실"이라며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서 장을 볼 수 있는 것 외에는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해 입주민들의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청라지구 내 주택의 경우 분양 이후 시세가 곤두박질치다가 최근 입주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매매가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입주가 시작된 2010~2012년까지만 해도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에 주택 거래가 부진했지만 지난해부터 서울 접근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거래가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와 청라지구 중개업소에 따르면 인천 서구 연희동의 아파트 3.3㎡당 매매가는 2010년 12월 말 1,029만원에서 지난해 6월 말 912만원으로 떨어졌다가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12월 951만원까지 상승 반전했다. 청라롯데캐슬 113㎡(이하 전용면적)의 시세 역시 지난해 1월 4억8,000만원으로 분양가 대비 85%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5억2,000만원까지 회복됐다.

반면 상권은 청라엑슬루타워아파트·홈플러스·롯데마트 인근에만 일부 형성된 상태다. 당초 청라지구의 특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커넬웨이(인공호수공원) 양쪽을 따라 상가 건물이 쭉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빈 땅으로 남아 있는 곳들이 수두룩한 상태다.

현재 커넬웨이 주변에서 일부 상가 건물 공사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점포가 입점하고 주변 상권이 발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최초로 자리잡은 상권조차 제대로 성숙단계에 들어서지 않은 상태인 만큼 상권 확장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며 "청라지구 최초 상가분양 때만 하더라도 1층 점포의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에 육박했는데 이제는 2,000만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 영종, '카지노 호재' 호가 뛰며 매물 회수도 부쩍 늘어

우미린 1차 전용 84㎡ 2~3개월새 5000만원↑
상가 분양률은 20% 그쳐


'따르릉 따르릉'

인천 중구 중산동 영종하늘도시 인근 S공인중개사에서는 매매 시세를 묻기 위한 전화벨이 끊임없이 울렸다.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아파트 매물을 내놓았던 사람들은 매물을 거둬가고 있고 문의전화도 계속 오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리포앤시저스(LOCZ) 영종복합리조트 사업 추진이 허가된 후 영종의 부동산 시장은 한껏 들떠 있는 모습이다. 아파트 단지 이외에 상가·병원 등 근린시설이 전혀 없어 '유령도시' '사막도시'라는 오명을 가졌던 영종하늘도시에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아파트 호가가 오르는 등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카지노 발표 이후 호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우미린1차 아파트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말 2억7,000만~2억9,000만원에서 최근 3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불과 2~3개월 만에 3,000만~5,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힐스테이트 83㎡의 경우 올해 초 2억8,000만원이었다가 최근 호가가 3억원까지 상승했다.

토지 가격 역시 지난 2009년 3.3㎡당 30만~40만원이었던 중산동 일대 대지가 올해 들어 80만원선까지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영종이 위치한 인천 중구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3.3㎡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724만원에서 지난달 729만원으로 5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대에서는 오는 7월 문을 여는 BMW 드라이빙센터와 올해 말 개통 예정인 영종역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상승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카지노 호재'가 과장돼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카지노가 아직 계획단계에 불과해 실제 경제효과 및 인구유입 효과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317조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리던 관광복합단지 에잇시티(8City) 사업과 밀라노디자인시티(3조7,500억원) 등이 좌초되면서 '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진 점도 한몫한다.

상가 쪽 역시 훈풍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영종하늘도시의 중앙상가가 밀집한 지역은 곳곳에서 새로운 상가 건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약한 바람에도 흙먼지가 휘날렸다.

이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총 7개 상가 건물이 분양 중이지만 분양률은 아직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지역 상가 분양가는 1층 기준 3.3㎡당 2,000만~3,000만원이어서 전용면적 37㎡ 상가를 사려면 5억~7억원가량의 비용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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