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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결승에 세 차례나 올랐지만 번번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네덜란드가 4강 길목에서 복병을 만났다.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에서 멕시코를 2대1로 꺾은 네덜란드는 6일 열릴 8강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한다. '돌풍의 핵' 코스타리카는 이날 그리스와 1대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대3으로 이겨 사상 최초로 8강에 올랐다.
코스타리카는 브라질 헤시피의 페르남부쿠 경기장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16강전에서 후반 7분 브라이언 루이스(에인트호번)의 선제골 뒤 후반 21분 1명이 퇴장당한 탓에 후반 추가시간 동점 골을 내줬다. 하지만 10명으로 연장 전·후반까지 1시간 가까이 버틴 코스타리카는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레반테)의 철벽 선방으로 자국 월드컵 도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골(페널티킥)만 허용하고 이날도 경기 내내 선방을 이어간 나바스는 승부차기 4대3 상황에서 네 번째 키커의 슈팅을 왼손으로 걷어내 영웅으로 떠올랐다. 페르난두 산투스 그리스 감독은 "나바스가 없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타리카 거미손 나바스는 8강의 기쁨을 누렸지만 멕시코 거미손 기예르모 오초아(아작시오)는 네덜란드전에서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고도 웃지 못했다. 오초아는 이날 포르탈레자 카스텔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16강 경기에서 1대0으로 앞선 후반 막판까지 육탄방어로 네덜란드의 막강 화력(3경기 10골)을 무력화했지만 후반 43분부터 비운에 울었다. 후반 43분 베슬레이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의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에 손을 쓰지 못한 오초아는 후반 추가시간 클라스얀 휜텔라르(샬케)의 페널티킥을 막지 못했다. 페널티킥 판정에는 논란도 있었다.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과장된 동작으로 넘어진 것. 미겔 에레라 멕시코 감독은 "로번은 세 차례나 다이빙(시뮬레이션 액션)을 했다. 첫 장면에서 경고를 받았어야 했다"며 "심판위원회는 심판도 우리처럼 집으로 보냈으면 한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멕시코는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6회 연속 16강에 올랐지만 여섯 차례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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