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리는 에볼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1억달러(약 1,03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 보건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한달 내 바이러스 감염 통제 전문가 50명을 서아프리카 지역에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WHO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망자가 700명을 넘은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등 3개국 정상들과 이날 기니 코나크리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수백명 상당의 의료진 추가 파견 등을 위한 1억달러 규모의 '대응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마거릿 첸 WHO 사무총장은 "역대 최대 규모로 확산되면서 위협이 커지고 있는 에볼라를 막기 위해 새로운 수준의 강도 높은 대응이 요구된다"며 "자원 및 역내국가들의 의료 전문성, 지역적 대비와 협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자국 봉사인력이 감염 피해를 당한 미국 정부도 에볼라 확산 방지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악화하는 상황을 바꿀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전문가 50명의 추가 파견 결정과 함께 에볼라 발생국가에 대한 여행자제 경보를 발령했다. 앞서 서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 평화봉사단원 2명은 전날 본국으로 이송돼 애틀랜타 소재 에머리대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1974년 처음 창궐한 뒤 짧게는 3년, 길게는 19년씩 불규칙한 주기로 발생해온 에볼라 바이러스는 올해 3월 서아프리카 지역을 강타해 전날까지 기니(339명), 시에라리온(233명), 라이베리아(156명), 나이지리아(1명) 등에서 총 729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를 포함한 감염자 수는 1,323명에 달한다. 사망자 및 감염자 수 모두 사상 최대치인 가운데 국제사회의 본격적인 개입이 통제불능 상태에 놓인 에볼라 확산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가장 큰 피해를 낸 서아프리카 3개국은 전날 각각 비상사태를 선포해 에볼라 창궐지역의 격리 및 검역, 대중집회 금지, 필수요원을 제외한 공무원에 대한 30일간의 휴가 조치 등을 취했다.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정상들은 오는 4~6일 미국 수도인 워싱턴DC에서 아프리카 50여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미·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도 취소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