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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기 불확실성이 엔화 투자 부추겨

"엔화가 달러화 보다 매력적, 달러당 85엔대이하 가능성도"<br>"경기버팀목 수출불씨 꺼질라" 日정부 추가부양책 검토나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엔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유럽이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데다 미국 경제마저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엔화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의 경기회복 둔화는 이런 추세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다시 확산=밴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다시 강조하자 엔화에 대한 수요 증가가 촉발됐다. 세계 경제는 한동안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 초만 해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지금은 경기회복 둔화 전망에 더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특히 미국 주도의 경기회복이 크게 지연될 경우 위험자산 대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채 금리 하락은 이 같은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21일 미국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56%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반면 캐나다 달러와 호주, 뉴질랜드 달러 등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바탕으로 인기몰이를 해온 통화들은 모두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경기 불확실성이 엔화 수요 증가 부추겨=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는 달러화를 버리고 엔화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유럽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에 이어 미국 경제마저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당분간 엔화가 달러화를 제치고 가장 매력적인 안전자산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엔화의 절상폭은 앞으로의 미국 경기회복 정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해지고 있다. WSJ는 "안전자산 중 엔화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어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85엔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경기부양책이 종료된 뒤 고용 및 소비의 회복세가 예상 외로 부진한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 정부가 달러 약세기조를 통해 수출경쟁력 강화를 유도할 가능성도 높다. 더욱이 버냉키의 발언을 계기로 미국이 추가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곧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다. 미국은 올해 초만 해도 일본ㆍ유럽 등 다른 선진국에 앞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런 전망은 이제 사라졌다. WSJ는 이날 미국이 금리인상을 저울질하게 될 시기가 내년 3월 FOMC 정책 미팅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결국 미국의 장기금리가 떨어지면서 미ㆍ일 간의 금리차이도 줄어 엔화에 대한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경제도 불확실성 높아=일본 경제도 불확실성 요인이 커지고 있다. 엔화가 언제까지나 대표적인 안전자산 자리를 유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일본은 수출을 통해 미약하나마 경기 회복세를 유지해왔다. 따라서 엔화 강세는 일본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악재로 평가된다. 이미 엔ㆍ달러 환율은 수출기업들이 산정한 앞으로 6개월간의 환율 전망치(90.16엔)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일본 기업들로서는 그만큼 수출채산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날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수출 기여도가 전체 매출의 42%와 27%를 각각 차지하는 혼다ㆍ캐논 등의 수출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케다 모토히사 재무 부대신과 나오시마 마사유키 경제산업상 등 정부관료도 이틀 연속 엔화절상의 위험을 경고했다. 아라이 사토시 국가전략상은 21일 "(미국처럼) 부양책이 종료되면 자동차ㆍ가전 등 일본 소비 시장이 어떤 타격을 받게 될지 알 수 없다"며 "엔고가 지속되면 정부가 추가적인 경제 부양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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