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송현칼럼] 美금리 점진 인상할듯

손성원 웰스파고 수석 부행장

세계 금융시장이 오는 29~30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번 회의에서 연준리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믿고 있다. 경제성장이 가속화하고 물가도 최근 들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리가 일련의 긴축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금융시장은 불안감에 싸여 있다. 일부 투자가들은 지난 94년의 뼈아픈 경험이 되풀이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 94년 연준리는 1년 만에 금리를 3%에서 6%로 올리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즉시 폭락했다. 모기지시장은 거의 붕괴될 뻔했고 멕시코 페소화 위기가 뒤따랐다. 이번에는 금리가 올라간다고 그렇게 놀라워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금리인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사전에 충분히 예고해왔다. 의회 청문회나 공식성명을 통해 언제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금리가 올라갈 것임을 명백히 했다. 그는 다음달 중순께 상ㆍ하 양원 의회증언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달 말 FOMC회의에서 통화정책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얘기를 할 것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고 경제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시장 기대와는 달리 경제와 인플레에 대한 그린스펀 의장의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다. 94년처럼 시장이 깜짝 놀랄 상황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연준리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면 그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다. 지정학적 불안, 고유가, 중국경제 문제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때 그린스펀 의장은 경제를 크게 위축시킬 수도 있는 공격적인 통화긴축정책은 취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일자리가 비교적 크게 늘어나며 경기회복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용사정이 좋아진다고 연준리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지는 않는다. 물가가 상당 기간 동안 추가로 상승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최근 석유 등 원자재와 서비스 음식가격이 급등했다. 제조업은 재고량은 적은데 주문이 늘어나며 납기가 길어진다고 한다. 기업들은 재고를 늘리기 위해 생산확대에 나서면서 종업원을 신규로 고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게 되자 기업수익도 늘어나고 있다. 인플레가 왜 생기고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인플레 내용이 좋다. 기업비용의 결정적 요인인 임금은 줄곧 하락해왔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임금인상을 촉발시켰던 70년대, 80년대와는 달리 지금 근로자들은 높은 임금보다 일자리 보장, 연금 의료혜택 등에 관심이 더 많다. 임금은 생산성과 연계돼 합리적으로 책정되고 있다. 아직 공장가동률이 높지 않고 사람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 점진적으로 통화긴축정책을 취할 것으로 기대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연준리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시장 금리는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미 채권 수익률은 통화긴축을 예상하고 상당히 올랐다. 올초 연준리는 인플레에 참을성 있게 대처할 것이며 상당 기간 낮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이 그동안 저금리정책을 유지하자 장ㆍ단기 채권의 금리차이 등을 겨냥한 이른바 캐리트레이드가 성행했었다. 금융기관들은 채권시장에서 단기로 빌려 장기로 투자하며 장ㆍ단기 금리 스프레드를 따먹었다. 외환시장에서는 고금리의 다른 통화에 투자하기 위해 빌린 달러화를 내다 팔면서 달러화가 하락했다. 이제 연준리가 확실한 금리인상 신호를 보내자 시장의 투자패턴이 바뀌며 채권수익률이 높아지고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채권수익률은 올라가겠지만 채권시장이 과민반응한 듯 보인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연말에 합리적 수준인 2%가 될 것으로 보고 움직이고 있다. 연준리는 장기 인플레가 적정한 수치로 유지될 것으로 믿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 고유가, 중국의 경제하강 등을 고려할 때 그린스펀 의장은 경기회복의 틀을 흔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7월 중순에 있을 의회 청문회에서 그는 금융시장 과열이 진정됐음을 지적하며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힐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