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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신한, 인도네시아은행 지분인수 2년만에 성공

은행-금융당국 시너지 금융외교 모처럼 빛났다

금융위 印尼 은행 국내진출 승인에 금감원, 양국 협력 MOU로 힘보태

미얀마 실패로 구겼던 자존심 회복

지난해 말 있었던 미얀마 정부의 첫 외국계 은행 지점 승인은 국내 은행과 금융당국에 뼈 아픈 기억이다. 신한·국민·기업은행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지만 국내 은행은 단 한 곳도 승인을 받지 못했고 일본계 은행 3곳만 포함됐다. 우리의 쇠약한 금융 외교력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이 사건 이후 절치부심한 국내 은행과 금융당국이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망가진 자존심을 회복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당국인 OJK로부터 자카르타 소재 현지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 인수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2012년 7월 인도네시아 정부의 '금융기관 최대주주 지분제한 규정' 도입 이후 외국계 은행에 지분 인수를 승인해준 최초 사례다. 앞서 우리은행도 현지 소다라은행을 인수했으나 이는 현지법인과 소다라은행을 합병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지분 인수 과정은 특히 금융당국이 발 벗고 나섰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과 은행 간 시너지를 통한 '금융 외교'가 모처럼 빛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한은행의 BME 인수는 계약 체결 이후 승인이 2년여 지체되면서 불투명해지는 상황이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대대적인 은행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인수 자체가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런 비관적 상황에서 금융위원회는 적극적으로 신한은행 지원에 나섰다. 특히 금융위가 인도네시아 최대 은행인 BNI(Bank Negara Indonesia)의 한국 진출을 사실상 승인한 것은 이번 지분 인수 성사에 큰 힘이 됐다. 민간이 할 수 없는 당국의 역할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여기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OJK로부터 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시점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떠나 양국 감독당국 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분 인수 승인을 위해서는 감독당국 간 MOU가 필요하다는 인도네시아 당국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서재홍 금융위 국제협력관은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이 해외에서 단순한 지점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자체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로핏(이익) 센터를 만들어내기를 바라고 있다"며 "현재 베트남에서 신한은행이 그런 모델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데 이를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도 확장할 수 있도록 당국이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이미 성공한 경험이 있는 신한은행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해 금융계의 기대는 높다. 다만 현지당국이 은행 구조조정 차원에서 신한은행에 추가 은행 인수를 권유하고 있다는 점은 신한은행이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금융계 관계자는 "신흥국 사업은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는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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