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온 소비·투자지표가 예상보다 둔화됨에 따라 중국 통화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2년여 만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사회융자 규모와 신규 대출이 감소한 것도 통화당국의 운신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중국 경제참고보는 통화팽창이 심하지 않은 만큼 하반기 경기안정을 위해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해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스는 이와 관련해 "소비와 투자 부진이 이어질 경우 3·4분기 경기하강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금리인하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면적인 금리인하보다는 주택개조 사업 등 사업별로 차별적인 금리인하가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ANZ은행은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중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부상한 것은 7월 소비·투자 등 실물경제 지표가 예상 밖의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두 달 연속 둔화세를 나타냈고 1~7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17.0%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줄었다. 부동산개발투자 증가율도 13.6%로 0.4%포인트 감소했다. 7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2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수출도 14.1% 증가하는 호조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천룽 둥관은행 애널리스트는 "소비·투자가 둔화되고 사회융자 규모가 전월의 86%, 신규 대출이 64% 수준으로 줄며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7월 지표만으로 섣불리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자칫 시장에 경기부양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롄핑 교통은행 이코노미스트는 "7월 경제지표가 '양극 현상'을 보였으나 8월에는 정상을 회복할 것"이라며 "단기에 금리인하를 비롯한 거시경제 조정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2012년 7월 예금금리를 3.00%로 0.25%포인트, 대출금리는 6.0%로 0.31%포인트 인하한 뒤 현재까지 2년여간 금리를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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