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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면피용 대북제재' 단둥지역 은행 통한 외화송금 전면 중단北반발 최소화 고려, 화물압류는 소극적 베이징=문성진 특파원 hnsj@sed.co.kr 중국 경비원(오른쪽)이 화물을 싣고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건너온 중국 트럭을 세워 놓고 운전사에게 무언가를 물어보고 있다. /단둥=AP연합뉴스 중국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면피용' 대북제재를 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전후해 북중 국경무역 중심지인 단둥(丹東)에서 은행을 통한 대북 외화송금을 전면 중단했으며 단둥 세관에서 북한행 화물트럭의 검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이후 중국의 대북제재가 본격화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은 그러나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검색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대사가 16일(현지시간) "화물검색에는 동의하지만 이는 화물을 압류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이 같은 대북제재는 미국의 동참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현실과 북한의 반감을 살 정도로 압박 강도를 높였을 경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절충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단둥 지역 대북 달러 송금 전면 중단=이날 외환관리국 단둥지점 관계자는 북한의 친지에게 송금이 가능하냐는 한 중국인의 문의에 "위안화의 송금은 본래 제도적으로 불가능했고 달러화 송금은 개인 및 기업 모두 가능했으나 최근 전면 중단돼 송금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동방조보(東方早報) 17일자에 따르면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통과 이후 일부 접경지역에서 북한행 화물의 검색을 시작했다. 이 신문은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에서는 항구 진입시 실시되는 화물검색이 과거에 비해 훨씬 엄격해졌고 교량을 통한 일반 여행객들의 북한 진입도 중단됐다"고 전했다. AP통신 이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 결의를 채택한 후 단둥 세관에서 북한행 화물트럭에 대한 검색이 대폭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4일 북한 제재 결의를 채택한 후 세관의 정상 업무가 재개된 첫날인 16일 오전부터 단둥 세관원들은 북한으로 돌아가는 차량을 전부 세워 짐칸을 열고 올라가 적재 화물들을 일일이 조사했다"면서 "단둥 세관의 검색 강화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상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밝혔다. ◇검색은 'Yes', 저지는 'No'=중국은 대북송금 중단과 국경검색 강화 등 '채찍'을 휘두르는 한편으로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조심스러운 행보도 병행하고 있다. 왕광야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16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 결의는 우리가 이행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이 화물검색을 할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중국은) 화물검색(inspection)에는 동의하지만 이것은 화물을 중간에서 압류하거나(interception) 저지하는 것(interdiction)과는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왕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세관 등에서 화물검색은 실시하겠지만 공해상에서 북한 화물을 실은 선박을 강제로 정지시키거나 통행을 차단하지는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북한의 자존심에 대한 '배려'로 풀이된다. 또 다른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미국 등과 대북 압박에 동참하면서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겠다는 2중의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북제재가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0/1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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