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 펀드환매, 투자자 책임?

"펀드는 장기 적립식이 가장 이상적인 투자 방법입니다. 그런데 최근 코스피지수가 조금 올랐다고 펀드를 환매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의 한탄 섞인 말이다.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상승하는데 투자자들은 조바심 때문에 돈 벌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에게는 이러한 한탄이 고객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는 펀드 환매로 수익원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들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난 10일까지 22일 연속 자금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0년 9월, 26거래일 연속 환매를 기록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만 무려 2조810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펀드 환매가 재차 지수 하락으로 연결되는 악순환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투신권은 최근 코스피지수의 발목을 잡는 주범으로 꼽힌다.



문제는 펀드를 만들고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환매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펀드 환매의 책임을 투자자에게만 돌린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환매에 대해 코스피지수의 답답한 흐름이 지속되는 한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 투자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은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운용보수를 받는 자산운용사들이 할 말은 아니다. 펀드 환매가 2008년 이후 벌써 4년째 지속되고 있음에도 운용사들이 지금까지 한 것이라고는 환매에 나서는 투자자를 탓하는 것뿐이다. 어디서도 펀드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은 없었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려는 노력 또한 없었다. 펀드가 국내 증시의 불꽃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펀드로 돈을 끌어모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은 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투자자가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개발하고 운용 철학을 세우는 게 운용사의 진정한 역할이라는 것이 혼자만의 생각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