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은 26일(현지시간)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헤이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가결했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58명, 반대표를 행사한 의원이 41명이었다. 민주당 의원은 54명이 모두 찬성했고 공화당 소속 랜드 폴(켄터키), 태드 코크란(미시시피), 마이크 조핸스(네브래스카), 리처드 셸비(알래스카) 의원 등 4명이 인준 찬성에 동참했다.
상원은 앞서 토론 종결 투표, 즉 헤이글 지명자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끝낼지에 대한 표결을 해 찬성 71표, 반대 27표로 통과시켰다.
린지 그레이엄 의원을 비롯한 일부 공화당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1일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 때 취한 조처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의 인준을 방해하기도 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의원 등은 헤이글 지명자가 국방장관으로 부적격하다고 판단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히면서도 투표 자체를 막지는 않겠다고 밝히는 등 공화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헤이글 지명자가 최종 관문을 통과하기는 했지만 미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안보 수장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발동되고 양당 간 표가 극명하게 갈린 만큼 향후 오바마 집권 2기 국방ㆍ안보 정책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이자 사병 출신으로는 첫 국방장관이기도 한 헤이글 장관은 취임 즉시 국방 분야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예산 자동 삭감,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를 비롯해 북한 및 이란 핵 문제,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 러시아와의 추가 군축 회담 등 산적한 과제를 처리해야 한다.
한편 인준이 지연되면서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의에도 참석한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펜타곤(국방부 청사)을 떠나 캘리포니아 자택에 머무르면서 인준 결과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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