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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북극 코리아루트인 그린란드에서 자원개발 협력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린란드는 중국의 40배로 추정되는 희토류와 세계 원유의 13%(900억배럴), 천연가스 30%(47조㎥)가 매장된 미개척 자원의 보고다.
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쿠피크 클레이스트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와 면담을 갖고 녹색성장, 자원개발, 북극항로 개척 등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빙하가 녹고 있는 일루리사트 기후변화 현장을 프레드리크 크리스티안 덴마크 왕세자와 함께 시찰한 후 "기후변화에 가슴이 아팠다. 여기에 녹색성장의 정신으로 왔다"며 한국이 그린란드가 원하는 친환경적인 개발에 가장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우리 정부는 그린란드 자치정부와 자원개발 협력을 위한 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식경제부와 그린란드 산업자원부는 자원협력 MOU를 맺고 그린란드 공동 자원지질 조사, 자원탐사 기술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 부처 간 공식 협의채널을 설치해 장기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그린란드 국영 광물기업인 누나미네랄스는 공동지질연구 및 탐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 지질자원연구원과 덴마크 그린란드 지질조사소는 전략금속ㆍ희토류ㆍ리튬 등 그린란드의 유망광산 탐사개발을 위한 지질연구협력 MOU를 맺었다. 아울러 극지과학기술연구소는 덴마크 오후스대학과 극지과학기술 MOU를 체결, 북극의 기후, 지질, 생물, 해양, 빙하 등에 관한 공동 연구를 수행해나가기로 했다.
덴마크자치령인 그린란드는 상당한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된 것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 및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석유·가스는 서부연안에 170억배럴, 동북부연안에 314억배럴이 각각 부존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희토류는 남부ㆍ동부ㆍ남서부 등 전지역에 분포돼 있으며 남부의 잠재량만으로도 세계 수요의 25%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첫발을 내디딘 우리나라의 그린란드 자원개발은 당장 2012~2013년 입찰이 예정돼 있는 그린란드 동북부 연안 탐사광구 입찰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지가 관심사다. 우리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컨소시엄 파트너사로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빙으로 자원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그린란드 자원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 석유메이저들이 진출했고 캐나다 최대 에너지기업인 허스키에너지와 엔카나, 덴마크의 국영 석유회사인 동에너지도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기구인 석유천연가스ㆍ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와 스미토모 등은 그린란드 공동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여기에다 중국도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북극권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그린란드 방문을 마치고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를 방문, 오슬로대학에서 세계 평화와 번영의 관한 비전을 담은 연설을 하고 북극권 자원 개발과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협의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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