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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빠진 유령 무대를 장악한다?

고양문화재단 제작 '커튼 콜의 유령'<br>2일부터 1년만에 다시 관객들 찾아


고양문화재단 '자체 제작연극 1호'로 지난 해 무대에 올랐던 연극 '커튼 콜의 유령'이 1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다. 2일부터 31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공연하는 '커튼 콜의 유령'은 "극장에 유령이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라는 기발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작품은 한국 전쟁이 발발하기 나흘 전인 1950년 6월 21일부터 닷새간 당시 국립극장으로 사용된 부민관(현재 태평로의 서울시의회 의사당)에서 있었던 허구의 연극 공연을 소재로 한다. 무대는 '판도라의 화실'이라는 비극적인 극중극으로부터 시작된다. 신파조의 극중극이 끝난 후 배우들의 커튼 콜이 시작되려는 찰나 갑자기 유령이 나타나 커튼 콜에 참여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다. 다음 날의 이틀째 공연부터는 남녀 두 명의 유령이 극 중간에 나타나 극중극 배우들의 연기를 가로채는 일까지 벌어진다. 극중극의 연출 겸 배우인 세실과 그를 흠모하는 삼각관계의 여인들인 마리, 마타는 관객들이 유령의 출현을 극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도록 즉흥 연기를 하면서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다. 이 우스꽝스러운 극의 전개로 인해 객석에서는 쉴새 없이 웃음이 터져 나온다. 스토리를 어느 정도 파악하지 않으면 이해가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내용을 사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극중극인 '판도라의 화실'에서 계속 대사가 반복돼 자칫 지루할 수 있지만 유령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책상이 혼자 밀려나가는 것 같은 '폴터가이스트(poltergeist)' 같은 특수 효과가 곳곳에 배치돼 재미를 더한다. 이 연극은 실력파 연출가로 유명한 이해제 작가 겸 연출의 작품이다. 희곡 작가로서 그의 실질적인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흉가에 볕들어라'나 '설공찬전'에서 그는 이미 귀신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유령과 친숙한 작가다. 최근 몇 년간 코미디 연극 '웃음의 대학', '너와 함께라면', '연애희곡' 등을 히트시켰던 이해제 연출의 코믹 코드가 그대로 녹아있어 귀신과 인간, 진지함과 유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는 평가다. 지난 공연에 이어 영화 '도가니', '화려한 휴가'의 엄효섭이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영화 '황해', '수상한 이웃들'의 백원길이 새로 합류했다. 1577-7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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