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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사진) 뉴욕대 교수가 올해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 모두 완만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 관심이 모이고 있다.
2일 CNBC에 따르면 루비니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 "2014년 세계 경제에는 테일리스크(발생 가능성이 낮아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실화하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위험)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루비니는 선진국 경제에 대해 "과거 5년간 민간 부문의 부채와 정부 지출이 줄어들어 경제의 기초체력이 양호해졌고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올 경제성장률이 1.9% 정도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재정 문제와 미국의 정치불안, 중국의 경착륙 우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가능성 등 리스크가 모두 줄었다"며 "특히 셰일혁명과 고용·주택·제조업의 강한 회복세를 등에 업은 미국의 경제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루비니는 신흥국에 대해서도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은 5% 정도로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진국의 빠른 경기회복에 따른 신흥국 수출호조, 완만한 테이퍼링 및 금리상승 속도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일부 신흥국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한국과 필리핀·말레이시아·폴란드·멕시코 등은 올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비니는 지난 2008년 불거진 미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수년 전에 예견해 유명해진 인물로 이후 5년간 암울한 경제전망을 내놓아 닥터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미국과 일본 주식에 투자하라는 등 조금씩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루비니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에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투자금이 인적자원 등에 쓰이지 않아 장기적으로 경기침체가 올 수 있고 중국 당국의 경제개혁 방침에 지방정부들이 반발하고 있어 중기 전망은 어둡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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