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3건에 불과했던 부산 내 일본인의 부동산 신규 취득건수가 지난해 말에는 모두 22건으로 늘었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져 지난 5월말까지 일본인의 부산 부동산 신규취득 건수는 40여건에 달했다.
부산 지역은 제주, 인천과 달리 부동산투자이민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 그 동안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한류 열풍의 진원지가 제주도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부산이 일본인들의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운대 우동 마린시티 인근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부산은 일본을 오가기 편리하고, 기후조건과 환경이 좋아 원래 일본인들에게 선호되는 지역인데,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인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일본인의 해외체류를 지원하는 일본 공익재단의 한국지부가 해운대에 설립되면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인들이 'Buy 제주'에 나섰다면 일본인들은 'Buy 해운대'에 앞장서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연면적 66만㎡에 101층 규모로 추진중인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의 경우 일본인을 중심으로 중국 등 여타 외국인들의 분양문의가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시행사인 L사측은 최근 사업 현장 부근에 마케팅오피스를 개설, 일본 중국투자자 대상 사업설명에 나서고 있다.
L사 관계자는 "일본의 유수한 서비스드레지던스 전문운영회사인 일본 듀플렉스그룹에서 지난 4월 관계자들이 2회에 걸쳐 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의 현장실사를 실시하는 등 시장조사를 마쳤다"며 "듀플렉스그룹은 해운대 관광리조트의 일반호텔을 매입, 운영하는데 대해 적극적인 투자의향을 보이고 있어 상반기 내에 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L사측은 해운대 지역에 관심을 보여 온 중국 상하이의 부동산투자기업과 작년 9월부터 협의를 진행, 최근 국내 법인을 설립해 브랜드레지던스호텔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이행보증금까지 납입되는 등 상당한 진전을 본 상태다.
일본 듀플렉스그룹의 사이또 회장(62)은 "한국을 대표하는 휴양지 해운대는 기후조건,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국제공항을 비롯한 도시 생활문화 인프라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의 부호들이 세컨드하우스를 보유하기에 좋은 입지"라고 평가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일정액 이상의 부동산투자시 투자자 및 가족에게 방문동거 자격을 조기에 부여하고, 비자 갱신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체류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최근 부산시에 대책마련을 건의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관련 업계에서 제안한 부동산투자이민제도 적용의 확대 및 비자 발급요건 완화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현재 정부 관련부서에서 적극적인 검토를 벌이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