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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中企발전' 은행 역할 크다
입력2005-10-11 16:34:58
수정
2005.10.11 16:34:58
밑둥치들을 든든히 받치는 중소기업의 발전과 육성은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과제다.
지식ㆍ문화산업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이들에 대한 자본시장 등의 직접 금융지원 기능이 강화돼야 하겠지만 벤처 버블의 후유증 등으로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직접 조달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간접 금융에 기댈 수밖에 없어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기능의 중요성은 과소평가될 수 없다. 이웃 일본에서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성과를 평가해 지점 설치나 합병 등 영업 확장에 제한을 두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기까지 할 정도이다.
유망기업에 자금지원 확대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원화대출금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 추세에 있음을 들어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공여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이러한 비판은 중소기업 대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좋은 뜻에서 나온 것이나 자칫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중소기업 지원이 미흡했다는 오해를 줄 우려가 있다.
지난 2001년에서 2004년까지 4년간 국내총생산은 당해 연도 가격 기준으로 약 34%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동안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무려 70%가 넘게 증가했다.
지난 4년간 심화된 성장산업과 비성장산업의 양극화 현상을 무시하더라도 중소기업 대출은 명목 경제성장률의 두 배를 웃도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 무분별한 퍼주기 지원을 당연시하지 않는 한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약하다.
오히려 은행이 지난 4년 동안 채산성이 나빠진 중소기업에 대한 회수나 구조조정 노력을 소홀히 했거나 경쟁력 저하 등으로 추가로 늘어난 운영자금 추가 수요를 메워줬을 위험성이 있다. 최근까지 부동산가격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이 표면화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면 원화 대출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왜 급격히 줄어 이런 오해를 초래한 것일까. 외환위기 이후 불안감이 고조되고 돈은 은행으로 집중돼 98년부터 3년간 은행 예금이 2배 넘게 증가한다. 은행은 넘치는 돈을 운용할 적절한 대출처를 찾지 못해 예금을 대출에 운용한 비율은 외환위기 전보다 10% 이상 떨어진다. 남아도는 은행돈은 국공채 및 통안채 등에 몰려 채권값은 오르고 금리는 급격히 떨어진다.
이러한 넘치는 유동성과 저금리로 부동산 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은행의 가계 대출은 2000년 말 109조원에서 2004년 말에 271조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한다. 즉 가계 대출의 증가율이 너무 빨라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의 비중이 떨어진 것일 뿐 가계 대출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 대출의 증가율도 과다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지난해에 중소기업 대출이 준 것은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후유증을 염려해 감속한 자연스럽고 일시적인 조정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8ㆍ3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주택자금 대출 수요가 줄고 있다. 대기업도 남아도는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일 유인은 희박하고 중소기업들이 인위적인 신용경색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부실기업 과감한 구조조정을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될 기업은 적극 지원하고 안될 기업은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하는 채권 은행의 역량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자본시장 의존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은행들이 중소기업과 관계를 두텁게 해 정보수집 역량을 향상시키고 이를 리스크 평가에 반영해 고객 차별화를 확대해가는 시스템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적절한 방향으로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이러한 은행들에 일방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를 채찍하기보다는 은행에 의한 자율적 시장통제 기능이 자리 잡도록 우리 모두 인내심을 갖고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경제란 시행착오라는 피를 먹고 더욱 강하게 자라는 것 아닌가…. 아울러 어려운 중에도 밤낮없이 애쓰시는 진정한 애국자인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에게도 마음으로부터의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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