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갈량은 스물 일곱의 나이에 유비의 핵심 측근으로 발탁된 불세출의 행정가였다. 그는 여기저기 피해 다니며 눈물로 운신하던 파산 직전의 유비를 천하통일의 패왕으로 만든 전문경영인이기도 했다. 이 같은 제갈량의 활약은 그의 지능이 높고 천기를 꿰뚫고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제갈량의 비결은 조직의 목표와 구성원의 욕망을 간파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 책은 인력관리와 리더십, 중국 고전 관리사상의 전문가로 중국의 '대륙 10대 강사'로 선정된 저자가 국영방송 CCTV에서 진행한 교양 프로그램 '백가강단'의 강의를 엮은 것이다. 고급지식의 대중화를 목표로 한 '백가강단'은 이중톈의 삼국지 강의와 야오간밍의 노자 강의로도 유명하다. 강의를 맡은 저자는 세인들이 제갈량에 품고 있는 환상과 편견을 없애는 동시에 조직의 핵심 인재이자 수준 높은 관리자였던 그의 용인술을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
제갈량은 보스를 뛰어넘는 간부였다. 죽은 관우의 복수에 눈이 먼 유비가 오나라에 선전포고를 하고 무리하게 감행한 '이릉전투'가 그 예다. 유비가 진영을 옮기려 하자 이를 반대한 마량이 제갈량에게 진형을 알린다. 진형을 본 제갈량은 불같이 화를 냈고 유비의 전술임을 알게 된 후 패배를 직감했다고 한다. 즉 제갈량은 상사의 능력을 보필하는 동시에 부하직원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지혜의 인물이었던 것. 제갈량은 "사람을 봐야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생각을 읽어야 판세를 엎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책은 기업의 간부와 조직의 핵심인재가 어떻게 상사의 마음을 움직이고 자신에게 유리한 판세를 짤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제갈량이 유비를 움직여 '삼고초려'를 연출했듯 재능을 보여 자리를 찾고 자신을 낮추어 신임을 얻어 상사의 충성을 받는 간부로 성장하라고 조언한다. 인재별 유형에 따른 업무 훈련법과 조직 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별 대응 원칙을 소개하고 조직 내 인간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결하는 처방도 제시한다. 1만6,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