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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잎 스치는 바람… 초록 숲길… '힐링 천국' 여기 있었네

메타세쿼이아·대나무의 고장 담양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숲길, 신록의 향 맡으며 푸른 봄 만끽

대나무 빼곡히 들어선 죽녹원, 인공폭포·생태연못 등도 볼만

조선시대 3대 정원 소쇄원은 자연·인공의 절묘한 조화 눈길

죽녹원은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에 지난 2003년 5월 개원한 정원으로 16만㎡의 둔덕에 대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담양의 명소다.

1970년대 초반 전국 가로수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는 메타세쿼이아를 담양군의 시범 가로수로 지정했다. 그때 심은 3~4년생 묘목들이 오늘날 담양을 대표하는 가로수로 성장해 메타세쿼이아길은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사람들은 '담양' 하면 대나무를 먼저 떠올린다.

오래 전 한 TV 광고에서 담양 죽세공마을을 앞세워 상품광고를 한 뒤 이 같은 이미지는 더욱 굳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담양을 대나무 산지로만 국한하는 것은 이 아름다운 고장의 진면목을 외면하는 처사다. 물론 담양에는 죽녹원 등 대나무와 관련한 콘텐츠가 풍부하다. 하지만 숨어 있는 담양의 아름다운 풍광과 이야깃거리를 대나무 때문에 간과한다면 우리는 뇌리 속에 각인될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 풍경 중 몇 곳을 건너뛰어 버릴지도 모른다. 이번주 나들이는 우리가 담양에서 반드시 눈에 담고 와야 할 아름다운 풍광에 관한 이야기다.

◇메타세쿼이아길=집을 나서 잠자리가 바뀌면 일찍 눈이 떠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오전6시가 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딱히 여관방에서 할 일도 없어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길을 나섰다. 메타세쿼이아길은 마침 숙소에서 멀지 않았다. 메마른 봄날임에도 여명의 메타세쿼이아길은 잔뜩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폭이 5m쯤 되는 길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아름드리 나무들은 근위병처럼 맞은편의 나무들을 마주 보며 서 있다.

담양군이 발행한 여행안내서에는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가 메타세쿼이아를 담양군의 시범 가로수로 지정하면서 3~4년생 묘목을 심은 것이 오늘날 담양을 대표하는 가로수가 됐다"고 적고 있다. 그렇게 조성된 메타세쿼이아길은 지난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숲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 길은 한때 자전거는 물론 자동차의 출입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오로지 두 발로 걷는 사람들에게만 공간을 허락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길은 영화 '화려한 휴가'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후 여행객들의 발길이 한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주민의 아침운동 코스로, 관광객들의 사진촬영 장소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담양읍 학동리 578-4

◇인공미의 지존 소쇄원=소쇄원은 조광조(趙光祖·1482∼1519)가 기묘사화로 능주로 유배돼 세상을 떠나자 그의 제자 양산보(梁山甫·1503∼1557)가 속세와 연을 끊고 자연 속에서 숨어 살기 위해 꾸민 별서정원(別墅庭園·산속 깊숙한 곳에 따로 지어놓은 정원)이다.

소쇄원은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의 서석지(瑞石池), 보길도의 세연정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민가 원림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정원을 원림이라 부르며 일본의 정원과 구분하는 것은 일본의 정원은 철저히 인공적인 데 비해 우리나라의 정원은 자연의 원형을 그대로 이용해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쇄원을 주거적인 측면에서는 후원(後園)으로, 공간 구성과 기능 면에서는 입구에 전개된 전원(前園)과 계류를 중심으로 하는 계원(溪園), 그리고 내당(內堂)인 제월당(霽月堂)을 중심으로 하는 내원(內園)으로 구분한다. 전원은 대봉대(待鳳臺)와 상하지(上下池), 물레방아, 그리고 애양단(愛陽壇)으로 이뤄져 있으며 계원은 오곡문(五曲門) 곁의 담 아래에 뚫린 개천의 유입구로부터 오곡암, 폭포, 그리고 계류를 중심으로 여기에 광풍각(光風閣)까지 함께 아우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이야 어찌 됐건 기자의 눈에 들어오는 소쇄원은 모든 구조물과 그것들을 둘러싼 자연의 풍광이 하나로 어우러진 물아일체(物我一體·정신계와 사물계가 한 몸으로 어우러진 것)의 전형이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축조된 인공구조물과 주위 환경의 조화는 창덕궁의 부용정 일대와 쌍벽을 이룰 만하다.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지곡리 123

◇죽녹원=죽녹원은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에 2003년 5월 개원한 정원으로 16만㎡의 둔덕에 대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담양의 명소다. 2.2㎞에 이르는 산책로는 운수대통길·죽마고우길·철학자의길 등 8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돼 있다.

'사랑이 변치 않는 길'에 접어들자 송명숙문화해설사는 "이 길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영부인과 함께 방문하셨던 곳"이라며 노 전 대통령 일행의 사진이 붙은 게시판을 가리켰다.

산책로의 시발점인 죽녹원 전망대에 서면 담양천 변으로 수령 300년이 넘은 고목들로 조성된 관방제림과 담양의 명물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죽녹원 내에는 생태전시관·인공폭포·생태연못·야외공연장이 있다.

길이 끝나 출구로 나오는 근처에는 대나무숲 아래에 흙을 뚫고 솟아나온 팔뚝만한 죽순들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내밀며 떠나는 객을 전송하고 있다. 죽녹원 내에는 담양에 산재한 정자들을 복재해놓은 정원도 있어 함께 둘러볼 만하다. /담양=글·사진 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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