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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석탄일·부활절 등 세월호 참사 추모의식으로

세월호 참사로 사회 각계의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종교계도 석가탄신일·부활절 등 교계 최대 행사를 추모 및 축원의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조계종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는 오는 26일 예정됐던 ‘부처님오신날 연등회’를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축원의식으로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서울 동국대에서 예정됐던 연등법회의 식전행사는 희생자 추모 및 실종자 생환을 기원하는 축원의식으로 진행된다. 이어 동대문에서 종각사거리까지 행진하는 연등행렬은 희생자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커다란 흰색 장엄등과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적색 장엄등을 필두로 3300여 명의스님들이 백색등을 들고 행진한다. 풍물과 화려한 음악 사용은 금지하고, 희생자를 위한 성금 모금 및 참가자 추모리본 착용을 계획하고 있다.

또 행사를 마무리하는 강강수월래 등 종각사거리 회향한마당은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국민기원의 장’으로 준비한다. 천도의식과 정근, 발원문, 추모노래를 통해 희생자 애도와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다음날인 27일도 전통문화마당과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천주교계도 지난 20일 그리스도교 최대 축제일인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 세월호 사망자와 실종자들을 위한 기도를 진행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이미 지난 17일 ‘성유 축성 미사’와 19일 ‘부활 성야 미사’ 때도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한 바 있다.



가톨릭사회복지회는 진도 실내 체육관 앞과 팽목항에 부스를 마련해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체육관 앞 부스에서는 매일 저녁 8시에 사제가 주례하는 미사도 열렸다. 진도 현지에 파견된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장 정성환 신부는 “현지에 와 보니 가장 필요한 것은 피해자들의 아프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어루만지고 이들에게 영적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이들과 함께하면서 매일 미사를 드리고 위로하면서 심적 안정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원불교는 23일 저녁 본산인 익산 원불교중앙총부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법등기원식을 시작으로, 28일까지 법등 전시를 진행한다. 매년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을 기해 원불교 교조의 대각과 원불교의 개교를 축하하는 법등 축제를 진행해온 행사다.

정인성 원불교 문화사회부장은 이번 행사에 대해 “법등 기원식을 통해 자신의 본래 성품에 갊아 있는 밝은 지혜의 등불을 밝히고, 이를 통해 서로 없어서는 살지 못할 은혜의 관계를 알고 자성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한 줄기 빛이 되고, 어두운 세상의 등불이 되자”고 설명했다.

원불교 봉공회는 4월 23일부터는 진도에 이어 안산에 마련되는 합동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을 위한 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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