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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워런 버핏 "전 재산 320억달러 기부"

세계 34위 부자(포브스 기준)로 '중동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사진) 왕자가 자신의 전 재산인 320억달러(약 35조9,00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알왈리드 왕자는 1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 돈은 향후 몇년간 왕자가 만든 자선기구인 '알왈리드 자선사업'에 기부되며 모국인 사우디를 중심으로 △문화 간 이해 증진 △지역사회 지원 △여성 권리 향상 △재난구호 등에 쓰일 예정이다. 그는 "기부금으로 더 관용이 넘치고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알왈리드 왕자는 이 자선기구에 35억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알왈리드 왕자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부는 킹덤홀딩과는 무관한 개인재산으로 이뤄진다"며 "자선사업은 내가 30년 전부터 시작했던 개인적 의무로 내 이슬람 신앙에서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지난 1997년 설립한 자선단체인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에 영감을 받아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 1위 부호인 게이츠는 이 재단을 통해 연간 40억달러를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게이츠는 "전 세계에서 자선활동을 벌이는 우리 모두에게 영감이 될 것"이라며 알왈리드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고 BBC는 전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현대 사우디를 건국한 압둘 아지즈의 손자로 현 국왕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의 조카다. 알왈리드 왕자는 왕위계승과는 거리가 멀지만 일찌감치 중동을 대표하는 투자가로 입지를 굳히면서 '중동의 워런 버핏'으로 불렸다. 그는 포시즌과 페어몬드앤드래플스 등 호텔 체인을 비롯해 뉴스코퍼레이션·씨티그룹·트위터·애플 등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 킹덤홀딩 회장으로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세계 부자 순위 34위에 꼽혔다. 그는 2013년 포브스가 부자 순위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자산을 과소평가했다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가 합의 후 취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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