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9·미국)가 빠진 남자프로골프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이다. 호주의 '미남골퍼' 애덤 스콧(34)이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2위에서 1위로 등극했지만 롱런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당장 다음주 왕좌에는 또 다른 인물이 앉아 있을 수 있다.
1위 스콧과 3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4위 맷 쿠차(미국)가 미국과 유럽을 무대로 '월드 넘버원 쟁탈전'을 벌인다. 나란히 23일부터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텍사스주 포트워스 콜로니얼CC)과 유럽 투어 BMW PGA 챔피언십(잉글랜드 서리 웬트워스GC)이 그 무대다. 스콧과 쿠차는 크라운플라자에, 스텐손은 BMW PGA 대회에 출전한다. 쿠차는 스콧을 꺾고 우승하면 세계 1위로 점프한다. 같은 기간 잉글랜드에 있을 스텐손은 우승이 아니어도 괜찮다. 텍사스에 있는 스콧보다 높은 순위에만 오르면 세계 1위는 스텐손의 손으로 들어간다.
세계랭킹은 미국과 유럽은 물론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포함한 세계 주요 투어의 최근 2년간 성적을 반영, 1주마다 발표된다. 포인트 합계를 출전 대회 수로 나눈 수치에서 1위 스콧은 7.99점, 2위 우즈는 7.84점이고 3위 스텐손은 7.72점, 4위 쿠차는 7.12점이다. 1위가 4위에 0.87점 차로 추격당하는 초박빙 상황. 역대로 세계 1위 다툼이 가장 치열했던 때는 1997년 초여름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주 동안 다섯 차례나 1위가 바뀌었다. 그레그 노먼(호주)을 우즈가 끌어내렸고 우즈는 어니 엘스(남아공)에게 1주 만에 자리를 내줬다. 그 다음주 노먼이 1위에 복귀하자 우즈는 바로 웨스턴 오픈 우승으로 노먼을 내려앉히더니 9주 동안 1위를 지켰다. 지금의 대혼전은 우즈가 3월 말 허리 수술을 받고 활동을 중단하면서 초래됐다.
한편 생애 첫 1위 등극 뒤 처음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스콧은 잭 존슨(미국), 지미 워커(미국)와 같은 조에서 경기한다. 그는 "세계 1위도 기쁘지만 다음달 US 오픈 우승이 더 탐난다"고 말했다. 쿠차는 짐 퓨릭(미국), 리키 파울러(미국)와 1·2라운드를 동반 플레이하며 2승째를 노리는 노승열(23·나이키골프)은 맷 에브리(미국), 빌 하스(미국)와 한 조다. 유럽 투어의 스텐손은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같은 조로 경기한다. 도널드는 이 대회에 유독 강하다. 2010년 준우승에 이어 2011·2012년 2년 연속 우승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위를 포함, 최근 5개 대회에서 세 차례나 톱10에 든 세계 7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도 BMW PGA 챔피언십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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