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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의 Travelogue] 경제수준 차이에 따른 한중일 관광패턴

#장면1=한 미국인 친구가 "한국 사람들은 동네 뒷산 가는 데도 히말라야급 비싼 아웃도어 풀세트를 입고 다니는 게 신기하다. 허영심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기자가 대답하기를 "너희들도 파티다 뭐다 해서 정장이나 드레스 뻗쳐 입고 다니지 않나"였다. "파티라는 것이 원래 과시적인 면이 있다." "한국 아줌마·아저씨들도 친구들에 대한 자기 옷자랑이 목적이다."

#장면2=중국은 어디서나 사람이 많다. 거리에도, 관광지에도, 터미널에도 사람이 붐빈다. 다만 이는 도시의 이야기다. 교외나 시골로 나갈수록 인적은 드물어진다. 시골에는 폐가나 폐공장들이 널려 있다. 중국이 원래 인구가 많기는 하지만 산업화의 진행에 따라 더 도시로 집중되기 때문에 주로 이들 도시만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는 중국이 항상 붐벼 보인다.

여행이나 관광이라는 측면에서 동북아시아 3국, 즉 한국·중국·일본을 비교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개발 과정에서 서로 비슷한 발전단계를 겪고 있다.

중국의 경우 현재 산업화·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과거의 우리와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민들의 기분은 어떨까. 휴가를 지낼 경우 국내에는 갈 곳이 없다. 도시는 과밀화 상태인 반면 시골은 거의 황폐화됐기 때문이다. 돈은 있고, 결국은 해외다. 해외로 나가는 중국인들이 당분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다. 이에 비해 일본은 산업화를 이미 완료하고 지금은 오히려 침체상태다. 딱히 기분전환의 필요가 없다. 여행도 국내여행이면 충분하다.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떨어진다.

이러한 것은 수치로 나타난다. 해외로 나간 중국인들의 숫자는 각각 전년에 비해 지난 2013년 18%, 2014년에는 11% 늘었다. 일본은 거꾸로다. 해외로 나간 일본인은 2013년과 2014년 5.5%, 3.3%씩 오히려 줄어들었다. 일본은 올해 1~3월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감소했다. 엔화가치 하락의 영향이라고 해도 지나친 면이 있다. 다른 나라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해외에 나가는 사람이 2008년과 2009년 다소 줄었을 뿐 이후로는 급증하고 있다. 2010년 32% 증가했고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8.1%, 8.3% 늘어났다. 올해 1~2월은 17.9% 증가했다.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붐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 가지다. "뭐, 자기 돈 가지고 자기가 쓴다는데 무슨 문제냐"고 하는 사람이 많다. 국내에서 쓸 데가 없으니 해외에 나가는 이유도 있다. 외국에도 소문난 중노동 국가로 쓸 때 한꺼번에 쓰자고 해외에서 카드를 긁는다. TV만 틀면 나오는 스페인·그리스 등 이국적인 풍경이 우리의 허영심을 부채질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는 현대 중국인들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국내 관광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개발됐다. 그리고 국민성도 폐쇄적이지 않다. 5월은 여행하기, 즐기기 좋은 날이다. 국내 관광이 활성화돼 생산과 소비가 선순환되는 우리 관광산업을 구상해본다.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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