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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이트 주류산업의 세계화 이끌어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엊그제 하이트의 진로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몇 가지 조건이 달려있기는 하지만 하이트맥주는 맥주와 소주ㆍ위스키를 모두 갖춘 국내 최대 주류업체가 됐다. 지난 4월 초 진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후 계속됐던 독과점논란 등에 종지부를 찍고 한국을 대표하는 주류업체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주류시장도 하이트맥주를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가 국내주류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됐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커지게 됐다. 우선 하이트의 진로인수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경쟁업체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공생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공정위가 앞으로 5년간 가격 및 영업조직 운영, 영업 관리 등에 제한을 두고 불공정거래 방지안을 마련해 3개월 안에 공정위의 승인을 받게 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린 것도 바로 이 같은 점을 염려해서다. 하이트는 후발 업체들이 걱정하는 끼워팔기나 유통망장악 등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주류산업 전체의 경쟁력강화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사실 공정위가 독과점 우려가 있는데도 하이트의 진로인수를 승인한 것은 국민기업 ‘두꺼비’를 살려야 한다는 국민정서를 크게 감안한 것이다. 하이트는 국민들의 두꺼비사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런 만큼 하이트는 좁은 국내시장을 놓고 다툴 것이 아니라 신제품개발과 마케팅강화로 해외시장공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진로는 ‘진로 재팬’을 통해 이미 세계 60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 같은 해외 법인망을 적극 활용한다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계시장공략에도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고 본다. 지난 90년대 ‘주정배정제도’ 이후 자도주란 보호막에 안주해 온 지방소주사들도 보다 전향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하겠다. 지금은 국제자본과 상품이 마음대로 국경을 넘는 무한경쟁의 시대다. 막강한 자본력과 브랜드를 갖춘 해외 주류업체들이 대거 몰려올 경우 우리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지, 보다 넓은 시각이 필요한 것이다. 하이트의 진로 인수에 대한 공정위의 승인 결정을 계기로 국내 주류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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