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한반도에서 가장 힘들었던 사람들은 지금의 서울 지역 사람들일 것이다. 한성백제 시대가 475년 한성의 불바다와 함께 마감하고 서울 등 한강하류 지역은 고구려 지배아래 들어갔다. 서울 사람들 고난의 시작이다. 나제동맹의 힘으로 백제가 551년 옛 도읍을 탈환했지만 희열도 잠시였다. 신라가 553년 배신했다. 서울 사람들의 국적은 전쟁과 함께 바뀌었다. 파괴와 살상이 어떠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80세를 산 사람이라면 백제인→고구려인→백제인→신라인 순으로 삼국을 모두 겪었을 것이다. 신라는 당과 연합, 사비백제에 대한 최후공격을 660년 준비한다. 백제와 신라의 운명이 이 전쟁에 달려 있다. 신라가 배후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다. 앞서 659년 지금의 종로구 신영동에 장의사(莊義寺)라는 불교사찰이 들어선다. 삼국유사는 무열왕이 백제와의 전쟁에서 죽은 장춘랑과 파랑이라는 두 화랑을 추모하기 위해 이 절을 세웠다고 썼다. 백성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 요구다. 장의사는 사라지고 지금은 세검정초등학교가 들어서 있다. 신라 절의 흔적은 사진처럼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당간지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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