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이 다음주에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 2013년 6월27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의 답방이다. 1년 전 양국 정상은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 경제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례적으로 별도의 상세한 액션플랜도 만들었다.
깊어지는 한·중 경제협력 밀월
그 1년 사이 한중 경제관계는 더욱 밀접해졌다. 2013년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대중국 수출 1위 국가가 된 것이다. 또 2013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수는 430만명에 달했다. 2위인 일본인 270만명을 제치고 1위가 된 것이다.
한중 정상회담은 이처럼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국 경제관계에 방향과 지침을 제시하는 계기다. 기왕의 경제협력은 기업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정상회담은 큰 흐름을 짚어줘야 한다. 특히 양국은 모두 시장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크다. 정상회담의 한 구절, 한 마디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 기대할 수 있는 경제협력 이슈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본격 협상이 진행 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미 양국은 1단계 협상을 끝냈고 협상의 대체적인 틀도 정해져 있다. 특히 상품 분야에서 관세철폐 대상을 품목 수의 90%, 수입액의 85% 선으로 합의했다. 양국 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정상회담은 협상 실무진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시해야 한다. 가령 한중 FTA 1차 타결 후에도 "성과를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보충협정 구조를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을 수 있다. 일회성 통상협상을 지속적 경제협력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자는 것이다.
또한 정상회담은 위안화 국제화 협력과 중국 자본시장 개방 사이의 교환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볼 기회다. 중국은 자국의 필요성 때문에 위안화 국제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한국 금융기관들은 중국 자본시장이 더 많이 열리기를 고대하고 있다. 한국이 위안화 역외허브 조성 등으로 위안화 국제화에 협력하고 대신 중국은 자본시장을 더 많이 열어주는 윈윈의 '딜'이 가능하다. 가령 '한국으로 유입된 위안화 자금의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를 완전히 개방한다'는 원칙적 합의가 이뤄지면 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협력이다.
FTA·위안화 허브·취업 길 여는 계기로
마지막으로 인적교류 연간 1,000만명 시대를 맞아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 사람의 왕래야말로 모든 교류의 기초다. 그동안 양국 청년들의 상호 유학의 역사도 축적됐다. 이제 한국어 사용 가능 인구가 가장 많은 외국이 중국이고 중국어 사용 가능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사람 사이의 용역 제공이 기초인 서비스 산업에서 언어구사는 강력한 경쟁력이다. 차제에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교포 취업, 투자, 관광, 시장확대 차원에 머물렀던 양국 간 인적교류에 대한 시각을 '청년취업의 공간'이라는 시각으로 전환해야 한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이나 세계의 시장을 넘어 아예 '한국 청년의 직장'으로 활용하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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