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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유종의 미 거두자


연말에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유종의 미'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면서 끝까지 고삐를 풀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5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이명박 정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관가는 지금이 일종의 비수기 시즌과도 같다. 세종시 시대가 막 문을 열고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와 같은 이슈가 있긴 하지만 정권 말 그 추진력이 약해졌음은 감출 수 없다. 특별한 문제없이 현재만 잘 유지해도 된다는 안일한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는 시기다.

가장 큰 이유로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각 조직의 장인 장관 혹은 청장이 교체되는 관례 때문이다. 관료들은 대부분 장관이 바뀌는 타이밍에는 기존 업무를 스톱하고 새 정책은 신임 장관의 취임 이후로 미뤄둔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어떻게 지내시나요?"라는 질문에 "퇴임 후 무엇을 하실지 고민하고 있다"는 한 관료의 답변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해준다. 홍 장관은 이미 2월에 본인 송별회 날짜를 잡아뒀다고 한다. 떠나야 한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홍 장관은 이번 정권 마지막 지경부 장관으로서 앞선 최경환ㆍ최중경 전 장관에 비해 강한 정책적 색채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1년 2개월에 가까운 시간 동안 무난하게 부처를 이끌어온 점은 높게 살 만하다. 하지만 이번 겨울 한파로 전력수급에 비상등이 켜져 있고 원전 고장과 부품 문제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므로 한시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특히 노무현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았던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케이스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는가.



내년 역시 경기침체가 심화돼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무역 1조달러 유지, 신성장동력 발굴, 전력수급 안정 등 이번 정부의 경제 핵심부처로 위상을 높인 지경부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흔하디 흔한 표현이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아름답게 퇴장해야 또 전문성을 지닌 지경부 출신 관료가 지경부 장관으로 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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