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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 남자들의 평균수명은 채 60을 넘지 않아서, 은퇴 이후 삶은 기껏해야 10년 내외에 불과했다. 하지만 100세시대라고 하는 요즘 은퇴 이후 삶은 짧게는 20년에서 길게는 40년에 이를 정도로 매우 길어졌다. 따라서 이 기간에 소용될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이 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노후준비는 여전히 부족하고, 그 같은 현실을 만드는 이런저런 요인들 역시 많다. 그런 요인 중에서도 꼭 바꿔서 균형을 회복하지 않으면 안될 3가지 요인이 있다.
지출의 균형. 노후에 경제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준비하지 못하고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결국은 현실의 삶이 그리 녹록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각종 생활비 중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는 지출항목은 자녀의 양육비나 교육비였으며, 그 다음이 부채 상환비였다. 은퇴준비비는 그 다음이었다. 은퇴준비비의 순위가 뒤로 밀려 있는 것은 그 만큼 은퇴준비를 위해 지출되는 비용이 작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노후준비를 위해서는 지출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 이런 저런 생활비 다 쓰고 남으면 하는 게 노후준비가 아니라, 일반 생활비 계획에 같이 포함돼야 하는 것이 바로 노후준비다.
자산의 균형. 노후준비를 힘들게 하는 것 중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본적인 투자성향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의 전체자산 구성현황을 보면 부동산의 비중이 70~80%에 이르고, 정작 노후에 필요한 금융자산은 매우 작다. 문제는 그나마 있는 금융자산에도 있다.
예금이 전체 금융자산의 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고, 여기에 채권 등을 포함하면 소위 안전자산이 전체 금융자산의 80%를 훌쩍 넘어 과도하다. 이럴 경우 나타나는 대표적 문제점이 바로 자산의 실질적인 증식이 힘들다는 점이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과도하게 높은 안전자산과 자산의 실질적인 증식에 도움이 되는 주식 등 위험자산간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한 부문이다. 위험자산은 장기간 투자하거나 분산 투자하면 상당부문의 위험이 상쇄되므로 노후준비처럼 장기간의 계획이 필요한 투자에 있어서는 충분히 해볼만한 투자수단이다.
상품의 균형. 끝으로 개별상품간의 균형도 회복해야 한다. 은퇴에 임박했거나, 이미 은퇴생활에 진입한 경우 유동성이 높은 상품의 비중이 높아야 한다. 노후를 위한 유동성 높은 상품이라 함은 상품 자체를 큰 비용 없이 빠른 시일 내에 현금화 할 수 있다는 측면과 함께 정기적으로 현금흐름이 창출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상품이 바로 월지급식 상품이나 인컴펀드다. 이들 상품은 매월 정기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거나,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현금화 할 수 있다. 은퇴와 동시에 정기적인 수입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떨어지는 상품에 투자할 경우 자칫 자산을 쌓아 놓고도 궁핍한 생활을 하거나, 혹은 자산을 손해보고 처분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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