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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불안한 미스터리 정부


"어떻게 된 일이야?"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전격 사퇴한 4일 국회에서 만난 한 장관이 이같이 물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됐지만 공직에 30년 이상 몸담은 정통 관료 출신 국무위원도 김 전 장관 내정자의 '이상한 사퇴'의 진짜 이유를 짐작하기조차 어려웠던 것이다.

명색이 정치부에서 국회를 총괄하는 기자도 할 수 있는 말은 "장관님과 똑같이 모릅니다"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ㆍ여당이 아무리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고 탄식을 하고 김 전 장관 내정자가 한국 정치에 환멸을 느껴 조국에 헌신할 마음을 접었다 해도 국민은 그의 미국 국적과 천문학적 재산, 미국 중앙정보국(CIA) 경력 등과 결부해 궁금증을 키울 수밖에 없다.

김 전 장관 내정자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결국 인사 검증 부실 의혹과 "일국의 장관 내정자로서 너무 가볍고 무책임하지 않느냐"는 의문으로 이어지는데 답해줄 사람은 찾을 수 없고 당사자들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미스터리 정부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올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통일분과의 최대석 인수위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갑자기 사퇴했다. 유력한 통일부 장관 후보로 꼽혔던 최 위원이 왜 물러났는지는 지금도 명확하지 않다. '미스터리'로 묻어놓은 언론의 무능과 '철통 보안' 인수위의 능력이 확인됐지만 국민은 답답하고 그렇게 출범한 새 정부를 쉽게 믿지 못한다.

미스터리 정부의 백미는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다. 인수위 시절 대변인으로 밀봉 인사를 자랑하듯 뽐냈던 그는 지난달 7일 인사가 늦어져 새 정부 출범이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로 신문 지면이 도배질돼도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차질은 결코 빚어지지 않고 있고, 또 빚어질 가능성도 없다."

돌아보면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다. 불통은 제쳐놓고 새 정부 출범의 가장 중요한 대사를 호도한 그가 청와대의 얼굴인 대변인 자리를 꿰찬 이유를 새누리당 인사들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야당의 정부조직 개편안 발목 잡기가 수긍이 되면서도 국민을 불안케 하는 미스터리들이 계속되면 새 정부는 난항이 불가피하다. 또 이 같은 불통이 계속되면 저항을 맞게 된다는 점이 데자뷔처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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