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이 억대의 수입차를 법인차로 운영해 탈세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실태를 단독 보도(본지 6월27일자 2면)한 후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탈세의 또 다른 고리로 10대의 수입차 구매가 꼽히고 있다.
10대의 절대 구매량은 아직 적지만 최근 늘고 있는데다 20대까지 범위를 넓히면 수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세무당국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19세 이하 고객 명의로 등록된 수입차는 25대로 지난해 전체 실적인 46대의 절반을 넘는다.
2012년 38대 수준이었던 10대 수입차 구매자는 2013년 63대까지 늘었다.
지난해 주춤했지만 올 들어 수입차 판매 바람을 타고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10대 명의로 판매된 수입차 중에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인 아우디와 BMW·랜드로버 등이 많았다.
롤스로이스나 벤틀리처럼 대당 수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는 없었지만 1억3,000만원대인 메르세데스벤츠의 'S350 블루텍'을 포함해 최소 6,000만원부터 시작하는 아우디의 'Q5'와 BMW의 '520d' 등이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탈세 의혹이 제기된다.
극소수 10대 연예인처럼 본인 돈으로 사는 사례도 있겠지만 수입차 가격을 감안하면 상당수는 부모가 차를 사주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현재는 미성년자들도 보호자 동의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등이 있으면 차를 구입해 자기 이름으로 등록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10대 가운데 본인 돈으로 수입차를 살 수 있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며 "부모가 대신 사줄 경우 세금 탈루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은 전체 숫자가 미미하더라도 수입차 판매증가세를 감안하면 이들의 숫자도 급증할 수 있다"며 "20대 수입차 구매자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탈세 영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0대의 수입차 구매자 수는 9,304명이며 올 들어 5월까지는 3,84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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