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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ROTC 전역자들, 채용시장서 다시 인기

"리더십·책임감 뛰어나" 대기업들 선호도 여전히 높아<br>애사심 높고 조직문화 적응 빨라 보고·행정업무 경험 높이 평가<br>대기업등일정비율 꾸준히 선발, 삼성 13년만에 특별선발 부활도

국내 최초의 여군 ROTC인 숙명여대 학군단 생도들이 지난해 12월 숙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창단식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숙명여대



#지난6월30일 전역한 학생군사교육단(ROTC)출신의 설모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마트 성수점에서 점포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신세계 그룹의 전역장교 채용전형을 통해 취업에 성공했다. 신세계는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후 92년 공채 1기부터 매년 100여명 안팎으로 ROTC 등의 전역 장교를 채용해 오고 있다. ROTC가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았다. ROTC는 1990년대까지는 각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별도의 특별전형을 실시할만큼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IMF 경제위기 이후 세간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올해 삼성그룹이 13년만에 삼성전자ㆍ삼성전기ㆍ삼성생명ㆍ삼성화재ㆍ삼성물산 등 14개 계열사에서 ROTC 등 전역장교 특별선발 제도를 다시 도입해 250여명을 선발하기로 하면서 취업시장에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과거 ROTC출신들은 전역 후 대기업에 전부 특채되다시피했지만 군에 대한 특혜를 줄였던 김대중 정부 이후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특채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취재결과 기업들은 별도의 특채제도를 통해 선발하지 않았을 뿐 채용인원의 일정비율을 ROTC출신으로 꾸준히 선발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더 좋은 인력을 뽑아보자는 의도로 전역장교 특별채용을 13년만에 부활시켰던 것"이라며"그동안에도 이번 정도의 비율만큼 ROTC 등의 전역장교를 일반채용을 통해 선발해왔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의 경우 올 상반기에 120명을 선발했는데 19명이 ROTC출신이었다. 지난해에는 60명을 채용했는데 이중 9명이 ROTC출신이었다. ROTC출신 직원들이 기업에서 선호 받는 이유에 대해 인사담당자들은 리더십과 책임감이 뛰어나고 회사에 대한 애사심 등이 높다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ROTC출신들이 4년연속 학교를 다니다 보니 유학경험이나 인터경험 등 스펙면에서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하지만 사내에 근무하고 있는 ROTC출신들이 애사심과 조직내 융화 등의 측면에서 뛰어난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건설업의 특성상 현장관리에 있어 남성중심의 문화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던 경험도 높이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특성상 영업이 중심이 되는 계열사들이 많은 CJ그룹의 한 관계자는"영업 분야에서 일하려면 스스로 역경도 이겨나갈 줄 알고 도전정신도 있어야 하는데, ROTC출신들이 이런 영업마인드를 잘 갖추고 있어 뛰어나 성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005년 하반기에 입사한 동기들 중에 최초로 과장으로 승진한 사원 8명중 절반인 4명이 ROTC출신이었다. 롯데캐피탈에 근무하고 있는 조모씨는 "대학생활을 통해서 배울 수 없었던 상급자에 대한 보고방법과 조직내에서 갖춰야할 예의범절, 행정 잡일 처리 등을 장교생활을 통해 경험함으로써 직장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증권사에 근무하고 있는 이모씨는 "ROTC출신의 각종 모임이 잘 조직돼 있어서 인맥을 활용한 영업을 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ROTC출신들이 전역한 이후에 곧바로 취업하지 않고 어학연수를 가거나 대학원 등에 진학에서 취업을 위해 전문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올해 전역한 K대 R0TC출신의 경우 60명중에 절반가량인 이공대 출신은 대부분이 회사에 취업하지 않고 대학원으로 진학했다. 나머지 30명중에도 스펙을 쌓기 위해 어학연수, 유학 등을 준비중이어서 실제 취업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ROTC출신으로 어학연수 준비중인 김모씨는"방학 때 군사훈련을 받아야 해서 어학연수 경험이나 인턴십 등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취업에 유리한 조건을 쌓기 위해 전역후 스펙쌓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과거 ROTC 명패만으로도 충분했던 시대는 지난셈이다. 한편 일부 명문대에서는 현역병으로 근무할 때보다 복무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ROTC가 외면을 받고 있기도 하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우 2003~2005년에는 ROTC 재학생이 70여명 수준이었지만 2010~2011년에는 30여명 수준으로 줄었다. 연대 ROTC출신인 최모씨는 "재무나 마케팅 분야에서 근무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꽤 있는데 기업들이 영업분야 위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경향이 생기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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