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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못 믿어" 시민들, 명품 사재기

국제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간 구제금융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은행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 그리스 시민들이 명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WP)는 그리스 내에서 은행 예금 손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환금성이 높은 명품을 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와 인터뷰한 한 그리스 시민은 "이제까지 명품을 사본 적이 없지만 은행에 넣어둔 돈을 날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생전 처음 명품 가방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P는 그리스 시민들의 명품 구입이 사치가 아닌 생존을 위한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리스 인구의 44%는 현재 빈곤 상태이며 정부의 자본통제 조치로 은행 영업이 중단된 뒤에는 4만~5만명이 직장을 잃거나 월급을 받지 못하는 곤궁한 처지에 몰렸다. 생필품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지만 그나마 가진 돈이 휴지조각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걱정으로 나중에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명품을 사는 것이다.



그리스 부유층은 국내 은행에 넣어둔 예금을 외국 계좌로 옮겨 자산방어에 나섰다. 코타스 테오도로폴로스 전 유로뱅크 자산투자전문가는 "그리스에서 인출된 돈 중 40%가 외국 은행으로 이동했다"며 부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외로 돈을 빼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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