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이번에도 코리안 자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루이스는 29일(한국시간) 끝난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2개 홀의 고비를 넘지 못해 시즌 첫 우승을 놓쳤다. 16번홀까지는 우승이 유력해 보였으나 17번홀(파3)에서 2m 버디를 실패하며 우승마저 날리고 말았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루이스는 아칸소대 출신. 야구장 관중석 같은 대형 스탠드가 설치된 17번홀에서 루이스는 티샷 뒤 홈팬들의 응원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며 그린에 올라갔다. 하지만 2퍼트로 파에 그쳤고 뒤 조의 최나연에게 역전당한 사실은 마지막 홀로 이동하면서 알게 됐다고 한다. 2타 차 열세라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2온 작전으로 승부를 걸어볼 만했지만 루이스는 두 번째 샷을 좋아하는 거리에 떨어뜨린 뒤 세 번째 샷으로 이글을 노렸다. 그러나 공은 왼쪽 벙커에 빠졌고 루이스는 2위도 지키지 못했다.
척추측만증을 극복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1승을 거둔 루이스는 세계랭킹 3위의 강자다. 지난해 3승으로 올해의 선수, 상금왕, 최소타수상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도 우승이 나오지 않고 있다. 준우승 세 번에 3위 두 번을 했으니 우승 기회는 많았지만 번번이 한국 선수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16개 대회에서 9승을 쓸어담고 있다.
루이스는 3월 혼다 타일랜드에서 양희영(26)에게 2타 차로 져 공동 2위를 했고 이어진 HSBC 챔피언스에서는 박인비(27·KB금융그룹)에게 4타 차로 완패해 단독 3위로 마쳤다. 또 JTBC 파운더스컵에서는 김효주(20·롯데)에게 3타 뒤진 단독 2위를 했다. 3월에만 3개 대회 연속으로 한국 선수들에게 우승을 내준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고향 팬들 앞에서 멋지게 설욕하려 했던 루이스는 그러나 이틀 연속 이글을 터뜨리고 승부처에서 홀인원에 가까운 '송곳 샷'을 날린 최나연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루이스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 뒤 1년을 우승 없이 보내고 있다. 경기 후 그는 "(심적으로) 힘들지만 이런 식으로 지는 경기가 처음도 아니다. 누군가 16·17번홀에서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타수를 줄였다면 그건 그냥 그 선수의 날이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압박이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웠으니 US 여자오픈을 잘 준비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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