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개헌과 관련,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어떻게 논의하는지 보지 않아도 자명하다"며 "계속 갈등 속에서 경제 문제, 시급한 여러 문제는 다 뒷전으로 가버리고 그것만 갖고 하다 보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또 "지금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개헌으로 모든 날을 지새우면서 경제활력을 찾지 못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에서 개헌 논의에 나설 가능성이 더욱 줄어들어 국회 개헌특위 또는 정개특위 산하에 개헌분과가 구성되더라도 개헌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개헌모임)'은 소속 의원 154명 중 35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해 11월 국회에 개헌특위 구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당시 이재오·진영·홍일표 의원 등 여당 의원도 9명이나 참여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지난해 10월6일에도 "(개헌 논의는)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거듭 여당에 개헌을 추진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한편 지난해 10월15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상하이 개헌 발언 때도 대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당시 정기국회 이후 오스트리아식 분권형 개헌 논의를 피력했으나 박 대통령의 강한 반발에 부딪힌 뒤 최근에는 개헌론의 필요성과 배경만을 언급한 적이 있을 뿐 개헌 논의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년간 당에 많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당청 간에 오직 나라 발전을 걱정하고 또 경제를 어떻게 하면 살릴까, 그런 생각만 한다면 서로 어긋나고 엇박자 날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오히려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그렇게 그동안 해왔다"며 수직적 당청관계라는 지적을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7·14 전당대회 이후 독대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김 대표에 대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만나겠다"고 밝혀 두 사람의 단독회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경제 살리기가 제일 중요하다는 말에 공감했다. 다 좋은 말씀을 하셨다"며 "저도 언제든 필요하면 연락하겠다"고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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