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돔시티 주상복합의 분양가가 인근의 기존 아파트 시세에 비해 20%가량 저렴하게 책정된 것은 다름아닌 분양가 상한제 때문이다. 당첨만 되면 족히 1억~2억원의 프리미엄이 예상되는 만큼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는 '로또'나 진배없다. 그러나 시행사나 건설사 입장에서는 보장된 수익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니 라일락 이파리를 씹은 것마냥 입맛이 쓰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당장은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과 거래가 늘면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논리와 안전핀이 사라지면 건설사들이 마음대로 분양가를 올려 집값이 오르게 되고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지게 된다는 논리가 서로 맞부딪힌다.
둘 다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현 시점에서 보다 설득력 있는 논지를 택하라면 전자다. 1~2인 가구 증가와 노령화 등 인구 및 가구 구조의 변화로 주거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분양가 상한제 규제가 없어진다고 주택 공급자가 터무니없는 분양가를 책정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줄기차게 추진하지만 매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 사정을 감안하면 올해 내 폐지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와 주택ㆍ건설업계가 국회를 설득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관철시키려면 자신들의 논리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시장 원리에 맞는 주택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에 귀 기울이는 등 보다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고 본다. 여전히 건설사들이 부지 조성비와 건축비에서 부풀리기를 하고 과다한 마케팅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이에 대한 자성과 함께 소비자 중심의 주택사업으로 전환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아파트를 짓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는 이제 다시 오지 않을 것이고 아이가 운다고 떡 하나 더 주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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