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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의 딜레마' 빠진 미국 원유업체

유가 올리려면 동시감산 불가피

"경쟁업체만 좋은 일 될라" 눈치만

감산 대신 경비 절감으로 돌파구

국제유가가 추락하면서 미국 원유생산 업체들이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 (prisoner's dilemma)'에 빠졌다.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유가를 끌어올리려면 동시 감산이 불가피하지만 '경쟁업체만 좋은 일'이 될 수 있어 먼저 나서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원유생산 업체들이 유가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서로 눈치만 보며 생산량을 줄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500만배럴에서 셰일 혁명 등에 힘입어 지난달 910만배럴을 넘어섰다. 최근 1년간 늘어난 생산량만도 110만배럴에 달한다. 글로벌 공급과잉 물량이 60만∼140만배럴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11% 정도의 감산이 불가피한 셈이다.

하지만 감산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 11월 말 미국의 원유 생산은 6월 말보다 64만1,000만배럴이나 더 늘었다. WSJ은 "미 원유생산 업체들이 협력해 공동으로 감산에 돌입하는 게 이익이지만 담합에 따른 처벌 등을 고려할 때 감산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더구나 다른 업체들이 뒤따라 감산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먼저 생산량을 줄였다가 시장점유율만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 원유생산 업체들은 감산 대신 경비절감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콘티넨털리소시스'는 2015년 자본지출 계획을 올해보다 41% 줄이는 대신 원유·가스 생산량은 16∼20% 늘리기로 했다.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시스'의 팀 도브 최고운영책임자(CIO)는 "유전을 더 적게 뚫는 것보다는 비용을 줄이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며 "미 원유 업체들은 과도한 부채, 유동성 경색에 시달리는 가운데 생존 게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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