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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呼價)가 조금 올랐지만 집주인들의 기대감만 반영된 가격입니다. 매수세가 없다 보니 오른 가격에 거래가 성사될지는 모르겠네요." (개포동 M공인 관계자)
"부동산 3법 합의 소식 직후에는 문의가 반짝 늘었지만 성탄절부터는 거의 없습니다. 연말 분위기 탓도 있을 것 같은데 내년 초 분위기를 보면서 매도·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반응들이 많습니다."(잠실 P공인 관계자)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등 '부동산 3법'의 여야 합의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최대 수혜지역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거래시장은 차분함을 이어가고 있다. 집주인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호가만 오를 뿐 뚜렷한 매수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연말이라는 특수성도 정책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이유로 거론된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단기적인 반응이 나타나기에는 이미 익숙한 규제완화 내용이고 시기도 연말이라 급하게 결정을 내릴 만한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은 올리자…강남 재건축 호가만 들썩=26일 업계에 따르면 여야가 부동산 3법의 처리를 합의한 직후부터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1,000만~2,000만원가량 상승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1㎡(전용면적 기준)는 지난주 최저 호가가 9억1,500만원가량이었지만 현재는 9억2,000만~9억2,500만원으로 1,000만원 정도 올랐으며 2단지 47㎡도 지난주 7억8,000만원에서 1,000만원 오른 7억9,000만원에 최저가가 형성돼 있다.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여야 합의 소식 이후 일부 집주인들이 기대감으로 호가를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분위기는 강남권의 다른 재건축 단지도 비슷하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76㎡는 현재 10억7,000만~11억원 사이에 호가가 형성돼 있는데 여야 합의 직후 10억8,000만원에서 11억원으로 호가를 올리는 경우도 나타났다. 반면 반포동 주공 1단지 72㎡는 11억8,000만~12억원 정도로 이달 초와 거의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매수문의 없고 추가 매수세도 실종=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지난 9·1대책 직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집주인들은 가격을 높여 부르는 데 비해 매수자들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합의 직후인 지난 24일 문의가 반짝 늘기는 했지만 성탄절을 지나면서 다시 관망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반포동 D공인 관계자는 "투자문의는 거의 없는 편이고 집주인들이 호가 올려도 되는지, 매물을 거두는 게 나은지 상담하는 문의만 간간이 있다"며 "아직 가격이 오를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집주인들이 올린 호가에 대해서 매수자들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개포동 J공인 관계자는 "9·1대책 직후에는 오른 가격에 대해 매수 의향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나타나면서 실거래가도 동반 상승했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당분간 관망세 유지할 듯=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기대감과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거래급증이나 큰 가격 변동 없이 지루한 관망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부동산 3법 자체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상황인데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폐지는 어렵더라도 유예는 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돼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된 상태다. 아울러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역시 다소 가격을 올릴 수는 있겠지만 이를 통해 조합원 부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만큼의 효과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정치권이 연말을 앞두고 합의해 시장이 이를 반영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시장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규제완화가 사업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리스크가 회복을 어렵게 한다는 부정적인 심리를 제거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현재 상태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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