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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의 아베 신조 총재가 공명당과의 연립정권 수립에 최종 합의하고 외무상을 비롯한 핵심 조각 및 당직개편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지난 16일 총선에서 정권탈환에 성공한 아베 총재는 이로써 26일 특별국회의 총리 지명절차를 거쳐 일본의 제96대 총리에 취임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25일 아베 총재가 외무상에 기시다 후미오 전 국회대책위원장을 내정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내정자는 2007년 1차 아베 내각에서 오키나와ㆍ북방영토담당상을 지낸 인물이다. 현지 언론들은 아베 총재가 외교경험이 없는 그를 외무상으로 기용하는 것은 주일미군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는 3년 전 민주당이 집권공약으로 내걸면서 미일관계를 흔드는 암초로 작용해온 미일 외교안보의 최대 현안으로 이번 인사는 아베 정권이 복잡한 외교현안들 가운데 무엇보다 미일동맹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경제산업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전 정조회장이 내정됐다. 아베 총재는 이미 새 내각의 핵심 요직인 부총리 겸 재무ㆍ금융상에 아소 다로 전 총리, 관방상에 스가 요시히데 간사장 대행 등 측근을 내정한 바 있어 주요 포스트 인사는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파트너인 공명당과의 연립정권 수립에도 최종 합의했다. 이날 아베 총재는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와 국회에서 회동해 경제ㆍ경기대책과 에너지 정책, 헌법개정 등 8개 정책항목에 관한 연정 합의문서에 서명했다. 양당은 경제ㆍ경기대책 관련 항목에서 '대형 추경예산을 2013년도 예산안과 연동해 편성ㆍ성립시켜 경기대책에 만전을 기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견차이를 보였던 원전과 헌법개정에 관해서는 '가능한 한 원전 의존도를 낮춘다' '헌법심사회의 심의를 촉진하여 깊이 있는 국민적 논의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선에서 합의를 도출했다.
한편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를 겨냥해 자민당이 새 진용을 갖춘 가운데 중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도 새 대표를 선출하고 본격적인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경선을 거쳐 가이에다 반리 전 경제산업상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가이에다 전 경제산업상은 앞서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소속의원들의 투표를 거쳐 선출됐다.
아베 자민당 총재도 이날 정조회장에 다카이치 사나에 전 오키나와ㆍ북방담당상을. 총무회장에 노다 세이코 전 우정상을 각각 임명하는 등 막판 당직인선에 나섰다. 아베 총재는 이날 오전 당 본부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회의에서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면 참의원에서 역풍을 맞는 기존 패턴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내년 참의원 선거 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아베 총재는 총리 취임 이후 우선 시급한 현안인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여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로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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