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0년대 이후 각 시대상을 상징하는 공연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춤으로 꾸몄고 취임식의 마지막은 박근혜 대통령과 국민합창단이 함께 부르는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행진으로 장식했다. '국민'을 강조한 이번 취임식은 역대 가장 많은 시민 7만여명이 참석해 대한민국의 최초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지켜봤다.
◇아침부터 모인 14만개의 눈…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취임식이 열린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식전행사가 시작하기 2시간 전인 오전7시께부터 참석자로 선정된 시민은 물론 청와대 경호팀, 경찰, 진행요원 등 주최 측 인사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60대 이상 중장년층이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선 30대 부모와 20대층도 눈에 띄었다. 휠체어를 타고 오거나 지방에서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온 시민들의 눈에는 새 대통령 취임식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엿보였다. 영상 0~3도를 웃돈 쌀쌀한 날씨 때문에 주최 측은 참석자에게 무릎담요와 손난로를 지급했다.
국회의사당 앞 10차선 국회대로는 물론 국회 주변과 서강대교 남단까지 교통은 전날 자정부터 이날 오후1시까지 통제됐고 그 자리는 취임식 참석자를 검색하는 공간이 됐다. 그러나 행사장에 좌석이 부족한 탓에 사전에 신청한 사람들 일부는 자리가 없어 되돌아가거나 서서 취임식을 봤고 곳곳에서 몰려든 인파로 시민이 넘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개그콘서트 사회로 펼친 뮤지컬에 시민들 춤으로 화답=오전9시20분부터 정태호∙신보라 등 KBS 개그콘서트 팀의 사회로 식전행사인 국민 뮤지컬 '행복한 세상'이 공연됐다. 김덕수 단장의 이끄는 풍물놀이와 국악인 김영임의 노래가 문을 연 뒤에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시대상을 반영하는 뮤지컬 공연이 이어졌다. 가수 장윤정, 뮤지컬 배우 남경주, 그룹 JYJ 등이 '닐리리 맘보' '여행을 떠나요' '난 알아요' 등 각 시대 대표곡을 불렀다.
특히 현재를 대표해 나선 가수 싸이가 "점잖은 자리지만 즐거운 자리니 만큼 다 같이 '말춤'을 췄으면 좋겠다"며 춤을 권하자 60~70대부터 어린아이까지 말춤을 추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무대 위에 앉아 있던 박 대통령도 싸이의 공연에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고 주변의 외국 사절은 휴대폰으로 공연 모습을 찍기도 했다.
본행사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애국가를 시작으로 대통령에 대한 최고의 예우인 예포 21발이 공중에 발사됐다. 취임사 뒤에는 국악인 안숙선, 가수 인순이, 재즈가수 나윤선, 뮤지컬 배우 최정원 등이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하는 '아리랑 판타지'를 불렀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행사장을 떠났고 박 대통령은 고개를 숙인 뒤 손을 흔들어 이임하는 전직 대통령을 환송했다.
마지막은 박 대통령이 대선기간 자주 사용했던 노래인 '행복을 주는 사람'을 녹음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곧이어 '국민합창단'이 같은 곡을 부르는 가운데 박 대통령은 청와대를 향해 행진했다.
◇야권 진영 일부 불참…자리 없어 돌아간 시민도=이날 특별초청자 가운데 '국민대표' 100명은 이날 행사 단상에 앉았다. 이들 명단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을 비롯해 문성주 4∙19민주혁명회장, 김영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이 포함됐다.
박 대통령이 취임식 단상에 오를 때 함께한 국민대표 30인에는 권이종 한국파독총련 부회장, '리틀 싸이'로 알려진 다문화가정 황민우군, 구제역 방제작업 중 순직한 공무원 김경선씨의 어머니 권금연씨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전직 대통령 가운데는 전두환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건강 때문에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4대 그룹 가운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몬부 LG그룹 회장이 왔고 해외 체류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구속 수감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불참했다. 이 밖에 단상에는 박 대통령의 동생 내외인 박지만 EG 회장, 변호사 서향희씨, 5촌 조카인 방송인 은지원 등이 참석했다. 여동생 박근령씨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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