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민사14부(재판장 박재현)는 1일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수분양자 2,099명이 한양 등 5개 시공사와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낸 분양계약 해제 및 분양대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입주자들의 분양계약 해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기반시설 미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인정된다며 분양대금의 12%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시공사 등은 분양자들에게 가구당 3,000만~5,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재판부는 아파트 분양 당시 건설사들이 주요 입지인 제3연륙교와 제2공항철도ㆍ학교 등 세 가지 광고에 과장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분양대금의 10%를 재산상 손해로 인정하고 위자료 2%를 포함해 총 12%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배상액은 입주자들이 분양받은 아파트와 입지 조건이 비슷한 기존 영종도 아파트의 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그러나 입주자 상당수는 재판 결과에 만족할 수 없다며 항소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요구했던 반환 규모 30%에 못 미치는 12%만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장기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종하늘도시와 관련된 소송은 이뿐만이 아니다.
입주자들은 시공사 외에도 인천시ㆍ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개발 주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놓은 상태다.
영종하늘도시와 비슷한 처지의 청라국제도시 입주자들도 시공사를 상대로 대규모 소송을 제기해놓았다.
최근 판례는 분양 당시 사정이 변경 또는 취소됐다고 해도 분양계약 자체를 무효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9월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 입주 예정자 500여명이 시행사ㆍ금융기관을 상대로 낸 분양계약 취소 및 채무 부존재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입주자들은 "김포경전철ㆍ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확장과 관련해 시행사가 허위 광고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광고물이나 계약서에 변경ㆍ취소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들어가 있어 분양계약을 무효로 돌릴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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