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부내륙 교통의 요충지인 산시성 타이위안시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달리면 대규모 풍력발전소 건설현장에 도착한다. 3월 국가에너지국(NEA)의 승인을 받은 타이위안 풍력발전소는 2020년까지 2.5GW의 발전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2015년까지 27.6GW의 풍력발전 계획을 세운 가운데 타이위안 발전소의 풍력발전량이 9.05%에 달할 정도다. 이미 중국은 네이멍구와 우루무치 등 초원과 사막지역에 풍력발전소를 세운 데 이어 장쑤성 등에는 해상 풍력발전소를 가동 중이다.
태양광에도 돈을 쏟아붓고 있다. 과잉투자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현재 세계 10대 태양광 패널업체 중 5개가 중국 기업이다. 태양광 시장 점유율 28%를 기록하며 낮은 원가로 독일과 일본을 앞질렀다. 태양광 패널 산업을 기반으로 태양광발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지난해 화석에너지를 제외한 중국의 에너지원에서 태양광은 3.6GW로 풍력(7.9GW)에는 뒤지지만 원전(2.2GW)에는 앞섰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2015년까지 태양광발전소 설치 목표를 기존 21GW에서 40GW로 두 배 까까이 늘렸다.
신재생에너지가 20년 뒤를 내다보는 중국의 에너지원이라면 10년 내 중국의 미래 에너지원은 원자력발전이다.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일고 있지만 중국은 4월 동부연안의 원전 프로젝트를 재가동하며 2020년까지 100기가 넘는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5월에는 러시아와 해상 핵발전소 설립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하며 러시아로부터 핵항공모함에도 응용되는 수면함정용 핵원자로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중국 산둥성 끝자락에 위치한 룽청시 스다오항. 우리에게 스다오항은 서해 불법조업의 본거지인 석도로 더 알려져 있다. 저녁 무렵의 스다오항은 두 가지 이채로운 풍경으로 눈길을 끈다. 붉은 깃발을 단 수백 척의 고기잡이배들이 서해로 출항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곱지 않은 풍경과 함께 산자락 끝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가 내뱉는 흰 연기가 눈길을 끈다.
스다오항 인근의 핵발전소는 중국의 최첨단 핵발전소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잠잠했던 중국 핵발전의 전초기지이기도 하다. 스다호항 핵발전소는 4세대 원자로(HTR-10)를 사용한다. 자갈을 깔듯 원자로 안에 흑연 보호막으로 싼 당구공 모양의 핵연료 덩어리 수십만개를 넣어 가동하는 방식(페블베드)으로 냉각수 대신 헬륨가스로 핵연료를 식힌다. 스다오항 핵발전소에는 모두 19개의 4세대 원자로(4,000㎿)와 3세대 원자로를 개량한 CAP1400 원자로 6기(8,400㎿)를 건설 중이다.
중국은 또 '타지 않는 불꽃'으로 불리는 트륨 원전을 스모그 해결을 위한 신에너지원으로 선택하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이데 히로아키 일본 교토대 원자력실험실 교수는 "안전성의 위험을 감수하고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겠다는 중국의 원전에 대한 집착은 놀라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룽청=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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