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해외건설 사업의 수익성을 단번에 개선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한다. 국내 현장은 관련 제도와 노동시장 등 다양한 변수를 건설업체가 상당 부분 컨트롤할 수 있지만 해외 현장은 그렇지 못해 손실발생 요인을 제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따라서 업계에서는 설계와 구매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이런 변수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숙련된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PM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기관이 없고 정부의 지원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작 건설사들도 PM 인력을 키우는 데는 인색하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말만 PM이지 국내에 이를 전담하는 인력은 거의 없는 셈"이라며 "특히 중동에서 발주되는 플랜트 사업의 PM은 발주처가 정한 외국업체들이 대부분 맡는다"고 말했다.
조달 부문에서도 건설업체들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삼성물산의 경우 2009년부터 글로벌조달센터를 설립하고 해외조달 거점을 2개국에서 6개국으로 늘려 1,800여개의 해외 협력업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무조건 단가가 싸거나 국산 부품을 쓰는 것이 조달의 전부가 아니다"라며 "품질ㆍ납품기한ㆍ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업체를 찾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계능력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일반적으로 플랜트 공사에서의 설계는 기본설계와 FEED(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중간과정의 설계), 상세설계로 나뉜다. 국내 건설사들의 경우 상세설계 능력은 높은 수준이지만 기본설계와 FEED 분야는 약하다. 종합적인 설계능력을 키우게 되면 발주처와의 협상력도 높이게 되고 잦은 설계 변경으로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해외 사업에서 중동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장 다변화 역시 시급한 과제다. 지난해부터 대형건설사들이 아시아 및 중남미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건설의 경우 신규 시장 진출 장벽이 높은 만큼 그룹 계열 건설사의 경우 그룹 네트워크를 총동원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정부의 해외건설 분야에 관한 지원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이벤트성 수주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건설사가 해외에서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국내 업체가 받는 불이익에 대해 외교력을 발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