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100명이 넘는 후보들이 서로 와달라고 하는데 친분 있는 후배 3명만 지지방문을 했습니다. 너무 많은 곳에서 와달라고 해서 당황스러워요."
선거 때마다 후보들의 '러브콜'에 시달리고 있는 '뽀빠이' 이상용(68ㆍ사진)씨는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할머니ㆍ할아버지 팬이 많은데 재래시장에 가면 뒤집어져버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1~2%포인트 차이의 박빙 지역에서는 충분히 승부를 뒤집을 정도의 영향력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자를 만나 "내가 혈당밖에 더 있냐. (혈)당은 정상"이라며 유머를 던진 이씨는 "특정 당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이번 총선에서 줄을 잇는 지원요청에도 불구하고 인연이 깊은 3명의 후보만 지지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씨는 "나를 우상이라고 하는 노인들에게 '투표 안 하고 젊은 애들 욕하지 말라'고 한다"며 "노인층은 물론 부동층이 흔들림 없이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하니까 선관위에서도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진짜 선관위 홍보대사지"라며 웃었다.
그는 또 "열 받아 나오고, 오기로 나오고, 작살 내러 나오고, 나아가 졸부인데 땅 좀 팔아서 몇 십억 쓰겠다는 사람, 누가 밀어서 나왔다는 사람까지 막 선거에 뛰어든다"며 "유권자들이 (선거공보물의) 후보 학력, 재산, 군대, 전과 여부조차 안 읽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재산이나 학ㆍ경력, 전과 등에 하자가 없는 사람을 당에서 추천해야 하는데 그렇게 안 되고 있다"며 "선거가 끝나면 금방 재보궐선거 한다고 돈도 많이 들고 국민들도 정치불신이 가중돼 투표율은 더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되려면 앞으로 예비고사도 치르고 면접도 보고 체력장도 해서 걸러내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유머로 인터뷰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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