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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에서 대박 난 포드차 '브랜드 이미지 추락' 부메랑

2011년 퓨전 755만원 할인 무상 보증혜택 추가 제공에<br>한달새 판매량 3배 늘었지만 기존 구매자 "무원칙" 반발<br>중고차 가격도 뚝 떨어져


미국차 브랜드 포드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쓰고 있는 '홈쇼핑 판매' 전략이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아울러 홈쇼핑 특가판매는 기존 고객들의 불만을 키우고 중고차 가격의 하락을 부채질하며 포드에는 독(毒)이 되고 있다.

14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지난 3월 18대 판매했던 퓨전을 4월에는 5배 이상 늘어난 95대나 판매했다. 지난 한달 동안의 판매량이 올해 1~3월(74대)의 3개월치를 더한 것보다도 많았다.

홈쇼핑 판매가 결정적이다. 포드코리아는 4월22일 밤 2011년형 퓨전을 CJ오쇼핑에서 기존 3,505만원보다 21.5%(755만원)나 싼 2,750만원에 팔았다. 3년/6만㎞까지 소모성 부품 무상교환 및 일반부품 보증, 5년/10만㎞까지 파워트레인 계통 보증의 혜택을 제공하자 구매자가 대거 몰렸다.

포드 외에 혼다ㆍ푸조ㆍ스바루 등의 수입차 브랜드들이 종종 홈쇼핑 판매로 구형 모델을 소진하는 마케팅을 벌이지만 포드코리아는 그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만 해도 머스탱 쿠페와 컨버터블, 올-뉴 포커스, 퓨전, 이스케이프 등 거의 전모델을 홈쇼핑에서 팔았다. 평균 200만~300만원 할인은 기본이고 무상 보증 혜택도 추가로 제공했다. 반짝 할인을 실시한 달이면 어김없이 해당 차종의 판매가 크게 뛰었다.

판매량 증가의 달콤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장의 판매에 급급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쓰자 오히려 기존 고객들의 반발만 커졌다. 포드 소유자들은 매장에서 산 것보다 낮은 가격에 추가 혜택까지 주어지자 딜러와 본사의 정책에 불만을 제기했다. 심지어 홈쇼핑 내에서조차 한달여 만에 가격을 100만원 이상 더 낮추자 고객들은 폭발했다.

고객들에 대한 배려 없는 '무(無) 원칙 판매'는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며 원성만 키웠다. 홈쇼핑의 파격 할인은 영업사원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계약자들이 "더 깎아달라"고 아우성 쳤고 영업사원들은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판매 가격을 낮췄다.



새 차를 싸게 살 수 있으니 중고차 가격이 유지될 리 없다. 중고차 업체 SK엔카에 따르면 2010년식 수입차의 감가율(신차 대비 가격 하락폭) 하위 7개 차종 중 3개가 포드로 나타났다. 최하위 1위와 3위를 차지한 크라이슬러의 300C 3.5 가솔린과 3.0 디젤은 최근 신차가 출시돼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포드 차량이 꼴찌를 독차지하는 상황이다. SK엔카의 한 관계자는 "할인 판매를 많이 할수록 기존 고객이 중고차 시장에 매물을 내놓았을 때 제값을 받기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당장 몇 대 더 팔아보겠다고 시작한 할인 판매 때문에 영업사원과 소비자ㆍ제조사 모두 손해를 보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포드는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 인사이트의 최근 조사 결과 '구매 당시 구입가격'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수입차 브랜드로 뽑혔다. 100점 만점에 78점으로 수입차 평균(69점)이나 국산차 평균(63점)에 비해 월등히 높다. 지나친 할인으로 구입 가격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원칙 없는 가격 할인은 정상가를 의심하게 하며 '제값 주고 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키울 수 있다"며 "이는 결국 브랜드 가치 하락과 판매량 감소의 결과를 초래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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